소득이 느는 속도보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월 평균 총소득은 전년보다 3% 늘었지만, 같은 기간 부채 잔액은 16.1%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 신한은행이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 1만명을 대상으로 경제 활동을 분석해 발간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년 간 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평균 부채 잔액이 꾸준히 늘어 지난해 1억원을 돌파했다.
조사에 참여한 만 20~64세의 평균 부채 잔액은 2018년 7249만원에서 지난해 1억164만원으로, 지난 4년 간 40.2% 늘었다. 지난해 월 평균 총소득은 전년보다 3% 늘어난 반면, 부채 잔액은 전년보다 16.1% 증가해 소득 대비 부채 규모는 20배 증가했다.
해당 보고서는 "소득 증가 속도보다 부채 잔액 증가 속도가 매년 빨라지고 있다"면서 "가구의 부채 상환 어려움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2018년에 57.2%였던 부채 보유율은 2019년에 52.8%로 줄었지만 2020년에 62.5%, 2021년에 66.7%로 점차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생활비 수요와 부동산 가격 상승 등 가계 재정 부담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모든 소득 구간에서 부채 보유율이 증가했다. 다만, 전년 대비 증가 폭은 5%p 내외로 다소 완화했다. 소득 별로 보면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부채 보유율은 높으나, 전년 대비 부채 보유율 증가 폭은 중소득층(2~3구간)이 더 컸다.
소득 1구간(월 평균 250만원 미만)과 2구간(월 평균 250만원~380만원)의 지난해 부채 보유율은 각각 47.2%, 62.6%다. 월 평균 소득이 380만원 초과하는 3구간 이상의 부채 보유율은 70%대에 달했다. 3구간(월 380만~500만원)은 73.9%, 4구간(월 500만~700만원)은 75.8%, 5구간(월 700만원 이상)은 74.2%로 집계됐다.
지난 4년 간 총소득 증감과 상관없이 부채 상환을 위해 매월 지출하는 부채 상환액(대출 원금과 이자)은 꾸준히 늘었다. 총소득이 8만원 줄었던 2020년과 15만원 늘었던 지난해의 부채 상환액은 각각 2만원씩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2019년에는 소득 내 부채 상환액 비중이 8%대였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부터 9%대로 증가했다.
지난 4년간 부채 상환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출 상품은 '주택담보대출·전월세자금 대출'이다. 총 부채 상환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나 비중은 전년보다 소폭(0.2%p) 줄었다.
반면 2020년까지 5만원대를 유지하던 일반 신용대출 상환액은 지난 해 2만원 더 늘고 비중도 전년 13%에서 16.7%로 급증했다. 코로나19로 차량 구입이 증가하면서 자동차대출 증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스 통장, 현금서비스, 보험계약대출 상환액은 2020년보다 소폭 줄었으나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는 늘었다.
최근 1년 내 거주 주택을 구입한 20~64세는 월평균 74만원을 부채 상환에 지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30대는 대출 금액이 많은 탓에 그보다 6만원 많은 80만원을 지출해 부채 상환에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동일하게 매월 80만원씩 상환한다고 가정하면, 2030대는 향후 17년 간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
부채 상환 부담 속에서도 구입한 주택의 가치는 빠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현재 거주용 주택의 가치는 전년 대비 32.8%가 올라 5억원을 넘어섰다. 2030대가 구매한 집값도 근 2년 만에 1억4000만원 상승해 더 큰 상승 폭(39.0%%)을 보였다.
한편, 올해 6번째 발간을 맞은 이번 보고서에서는 장기화된 코로나19로 변해가는 사회 경제적 모습, 달라진 소비 패턴을 2개년 데이터로 조명하고 결혼, 출산, 주택 구입 등에 대한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및 인식 변화에 따른 금융 트렌드를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