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건강 관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보험사들은 이에 발 맞춰 헬스케어 서비스들을 시행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관련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건강 관련 회사들과 업무 협약을 맺는 등 올해에도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관련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로는 관련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13년 이후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4년 646만3000명으로 집계된 노인 인구는 2020년엔 849만6000명으로 7년 만에 200만명 넘게 늘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올해는 약 901만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032830), 현대해상(001450), KB손해보험, 신한라이프 등은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 시행에 나서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KB손보와 신한라이프다. 두 회사는 지난해(KB헬스케어)와 올해 자회사(신한큐브온)를 각각 설립해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KB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이후 자체 플랫폼(O-Care)을 구축해 헬스케어 플랫폼을 통한 서비스 중개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요양사업 역시 자회사를 통해 확장하는 추세다. 지난 2016년 설립한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요양시설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5월 서초구에 3번째 요양시설을 만든 후, 올해 하반기 안에는 은평구에 비슷한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신한라이프 역시 자회사를 통해 헬스케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일 헬스케어 자회사 '신한큐브온'을 통해 홈트레이닝 및 건강증진 관련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외에 헬스케어 전담 사업팀도 꾸려 신사업 및 관련 서비스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KB손보와 마찬가지로 요양 산업 등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헬스케어 관련 사업 활성화를 위해 여러 논의가 오가고 있다"며 "요양 사업도 검토 단계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생명, 현대해상 등과 같은 경우는 헬스케어 관련 회사들과 손을 맞잡는 전략도 택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달 병원예약 플랫폼 굿닥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현대해상 역시 병원 매칭, 시설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니어 헬스케어 플랫폼 '케어닥'과 협력하며 중장년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자체 플랫폼을 통해 관련 사업에 진출하는 보험사들도 볼 수 있다. AIA생명의 경우 지난 2018년 헬스케어 플랫폼인 'AIA바이탈리티'를 출시한 바 있다. 삼성화재(000810)(애니핏), 한화생명(088350)(헬로), 교보생명(케어)도 플랫폼을 통해 관련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방식은 약간씩 다르나 고객 별 걸음 횟수, 움직인 거리 등 목표를 설정해 이를 달성하면 포인트를 제공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도 관련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종신보험 등 여러 상품의 경우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는데, 헬스케어는 관련 수요가 계속 늘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 '2022년 보험산업이 주목할 환경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역시 만성질환 증가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봤다.
업계에서는 특히 생명보험사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기존 주력 상품인 종신보험의 인기가 시들하면서 헬스케어 등 여러 부가적인 서비스를 추가하는 움직임"이라며 "종신보험을 주로 판매하되, 헬스케어를 끼워 넣어 두 상품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추세다"라고 주장했다.
금융당국 역시 보험사들의 헬스케어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올해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헬스케어 자회사를 가질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진입 장벽을 낮추는 모습이다. 전문가들 또한 이러한 행보를 긍정적으로 봤다. 헬스케어 사업이 확장된다면 국민 건강 보호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할 경우 고객 정보 보호 장치를 충분히 마련해야한다고 주문했다. 건강과 관련된 정보는 민감한 경우가 많아 악용되지 않도록 예방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규제 완화를 통해 장벽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나 고객들이 자신들의 정보를 믿고 맡길 수 있도록 보험사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실장은 "헬스케어 사업이 보다 확장하기 위해선 고객들이 지닌 오해와 우려도 해소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헬스케어 사업이 활발한 해외 역시 고객 정보에 대한 안전 문제는 제기돼 왔다"며 "관련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기 위해선 기술적인 장치 도입 등을 통해 보안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