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후 카드업계와 중·대형 가맹점 간 수수료 협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미 영세·중소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 인하 조처로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이라도 올려야 한다는 카드업계와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가맹점 사이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이달 중 연 매출액 30억원 초과 중·대형 가맹점 2만여곳을 상대로 수수료 협상에 착수한다. 일부 카드사는 이미 지난달 말 중형 가맹점과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형 가맹점 등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상하겠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계약 기간을 고려할 때 현대차(005380) 등 자동차업계를 시작으로 항공업계, 통신업계, 대형 유통업계 등과 연중 협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카드 수수료 협상·재계약은 3년 주기인 적격비용(원가) 재산정 결과를 토대로 이뤄진다. 통상 연 매출을 기준으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 ▲3억원 초과~30억원 이하 중소 가맹점 ▲30억원 초과~500억원 이하 중형 가맹점 ▲500억원 초과 대형 가맹점으로 구간을 나누는데, 30억원 이하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해서는 여당과 정부가 3년마다 수수료율을 재산정해준다.
하지만 나머지 30억원 초과 중·대형 가맹점의 경우, 카드업계와 가맹점 간 협상에 의해 자율로 결정된다. 카드업계는 3년 전인 2019년 2월 중순에도 매출 500억원 초과 대형 가맹점에 공문을 보내 3월 1일 자로 수수료를 올린다고 예고한 바 있다.
현재 대형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1.8~2% 수준이다. 카드사가 3년 전처럼 수수료율을 최대 0.3%포인트(P) 올려달라고 요구한다면, 올해 수수료율은 2% 안팎 선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도 카드사들이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카드업계는 현재 본업인 수수료에서 매년 적자를 보는 구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는 3년 주기 카드 수수료 재산정제도에 따라,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각각 0.1~0.3%P, 0.05~0.25%P 인하한 바 있다. 원가 분석을 거쳐 4700억원에 해당하는 인하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대형 가맹점들은 영세·중소 가맹점과 마찬가지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앞으로의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만약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격화한다면 소비자 불편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19년 수수료 협상 당시에도 현대차는 신한·삼성·롯데카드와 갈등을 빚으며 이들 업체의 카드 결제를 거부한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는 정부가 개입해 삭감하고, 대형 가맹점과 협상은 매번 난항을 겪었다"며 "협상 결과에 따라 올해 신용판매 부문은 수익성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