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주담대) 차주 4명 중 3명이 따르는 변동금리가 최근 20일새 0.3%포인트(P)가량 뛰었다. 내년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이 예고되면서, 이자 부담은 내년에도 불어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17일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710∼5.060% 수준이다. 지난달 26일(연 3.440~4.981%)과 비교해 20일 만에 하단이 0.27%P, 상단이 0.079%P 올라 5%를 넘어선 것이다.
다만 같은 기간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820~5.128%에서 3.580~4.910%로 떨어졌다. 최저 금리가 0.24%P, 최고 금리도 0.218%P 낮아졌다. 신용대출의 경우 현재 연 3.384~4.730%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지난달 26일(연 3.431∼4.630%)보다 하단은 0.047%P 하락했지만, 상단은 0.1%P 상승했다.
최근 주담대 변동금리가 뛴 것은 기준(지표금리)이 되는 코픽스가 한달 새 0.260%P 뛰었기 때문이다. 신규 코픽스는 지난달 연 1.29%에서 이달 1.55%로 올라섰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대출에 쓰일 자금을 조달하는데 얼마나 비용(금리)을 들였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 변동분을 요소별로 나눠보면 약 70~80%가 예·적금 금리다. 앞서 지난달 25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P 올린 뒤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0.25∼0.3%P씩 인상하면서 코픽스도 비슷한 폭으로 오른 것이다.
반면 주담대 고정금리와 신용대출 금리는 지표금리로 시장금리(채권금리)를 따르는데, 11월 초까지 급등했던 시장금리가 최근 내림세를 보이면서 이들 금리도 하락 반전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가 주로 지표로 삼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달 26일 2.311%에서 17일 현재 2.190%로 0.121%P 낮아졌다. 신용대출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1.738%에서 1.698%로 0.040%P 낮아졌다.
75% 이상의 대출자가 영향을 받는 주담대 변동금리가 큰 폭으로 뛰면서 차주들의 타격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지난 10월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은 79.3%를 차지했다. 신규가 아닌 가계대출 잔액 기준으로도 75.5%에 이른다.
이런 흐름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한은 금통위도 내년 1월이나 2월쯤 기준금리를 0.25%P 추가로 인상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가정해 단순 계산해보면, 주담대 변동금리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총 3조3000억원가량 불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