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업계에선 ‘메타버스(가상세계) 열풍’이 불고 있다. 은행·증권사들이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자, 보험업계 역시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진행하며 이에 발맞추고 있다.

삼성화재 자체 메타버스 '썸'에서 열린 '삼성화재 다이렉트 착' 브랜드 런칭 컨퍼런스에서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의 아바타가 참석자들에게 신규 브랜드 도입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삼성화재 제공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계 화두는 메타버스다. 미래 고객인 ‘MZ세대’를 잡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많은 보험사가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DB손해보험(005830)은 지난 22일 메타버스 관련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DB손보 관계자는 ‘메타버스에 조인(JOIN) 해보세요’를 통해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DB손보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보험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지난 10월에는 메타버스를 통해 안전체험 온라인 페스티벌도 개최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서 진행한 DB손해보험 대학생 서포터즈 발대식 장면./DB손해보험 제공

흥국생명과 흥국화재(000540)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양사는 지난 19일 메타버스를 활용한 계열사 캐릭터 ‘흥국 히어로즈’ 런칭쇼를 진행했다.

흥국생명의 경우 지난 8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란 메타버스 산업 생태계 조성 및 확산을 위해 출범한 민관 기구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고 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앞으로도 메타버스 플랫폼 기반의 금융 상담과 더불어 가상현실, 증강현실을 접목한 서비스를 고안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000810)의 경우 지난 10월에 보험업계 최초로 삼성화재 다이렉트의 새로운 브랜드 ‘착’을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선보였다. 삼성화재는 임직원 워크샵도 메타버스 상에서 진행했다. 삼성화재의 올해 ‘혁신올림피아드 2021′도 자체 메타버스를 통해서 개최됐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MZ세대인 신입사원들 사이에서 메타버스 워크샵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앞으로도 관련 사업을 확장시켜 고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여러 상품에도 접목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메타버스를 향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은행, 증권사들이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자, 보험업계도 이에 뒤처지면 안된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며 “메타버스가 요즘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이런 움직임은 보험업계에서 더욱 커질 전망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에 몇몇 업계 관계자들은 메타버스 사업에 관한 우려도 표했다. 메타버스 관련 사업의 효율성 문제와 MZ세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보니 기존 고객들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관련 사업 효율성에 대해 기존 보험사 앱이나 대면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편의성이 더욱 뛰어난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메타버스를 통해 보험 추천이나 상품 추천을 하기에는 제약이 많다”며 “보험과 같은 경우, 워낙 조건이 다양하고 많기 때문에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것보단 실제 만나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30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는 있겠지만, 그 흥미를 유지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메타버스 관련 사업이 MZ세대에 치우쳐 있다 보니 기존 고객들이 느낄 소외감도 언급했다. 그는 “사실 보험업계에서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있는 세대는 4050이나 그 이상이다”라고 전했다. 40대를 기준으로 나눴을 때 고객 비율이 40대 이상은 7, 그 이하는 3정도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50대 이상의 고객들이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MZ세대를 위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기존 고객들을 유지할 방법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