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도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선다. 이로써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권고 이후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아래로 제한한 은행은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 두곳이 됐다. 최근 금융당국이 전 시중은행에 신용대출 한도 조정 계획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만큼, 이런 움직임은 5대 은행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오는 27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대출 받는 사람)의 연 소득 범위 내로 제한한다고 26일 밝혔다. 마이너스통장의 경우는 직종에 관계없이 최대 5000만원까지만 개설해 주기로 했다. 이번 한도 축소는 만기가 도래하는 기존 대출 건의 기한을 단순히 연장하는 경우는 예외로 하며, ▲신규 ▲대환(갈아타기) ▲재약정 ▲증액 건에 대해 적용한다.
기존에는 상품별로 다르긴 하지만 일반 신용대출 상품의 경우 연봉의 1.5배 수준까지 돈을 빌릴 수 있었다. 마이너스통장은 전문직 종사자의 경우 최대 2억원까지도 가능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신용대출 한도 축소 우려에 대한 가수요 증가 및 투기적 용도 수요 급증에 대비한 관리 방안”이라면서 “전세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실수요가 연계된 대출과 서민금융대출은 기존 대로 취급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지금껏 5대 시중은행 중 신용대출 한도가 연봉 아래로 제한된 은행은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 2곳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 13일 은행 여신 담당 임원들을 불러 모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받지 않는 1억원 이하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의 2배 수준에서 1배 수준으로 낮추라고 권고한 뒤 이어진 후속 조치다.
나머지 KB국민·신한·우리은행은 아직 연봉 이내로 한도를 제한하진 않았으나, 조만간 이런 움직임이 전 은행권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전체 시중은행들에게 개인 신용대출 상품별 최대한도와 향후 대출 한도 조정 계획을 작성해 오는 27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상품별 한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하라는 것은 소득 이내로 대출을 취급하라는 신호로 읽힌다”면서 “대부분의 은행이 되도록 연봉 이내로 한도를 맞추는 방향을 검토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