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금융권 ‘연봉킹’은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3사에서 29억1000만원을 받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었다. 은행권에선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제치고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 정규돈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2억5200만원을 수령해 가장 많이 받았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라온 주요 금융사 반기보고서를 보면 정태영 부회장은 올 상반기 현대카드에서 11억2400만원, 현대캐피탈에서 8억1400만원, 현대커머셜에서 9억7500만원 등 총 29억1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이번에 눈에 띄는 점은 정규돈 카카오뱅크 CTO의 보수다. 그는 지난 1~6월 급여 1억2900만원, 상여 2억300만원,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 19억2000만원 등 모두 22억5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5억8800만원)보다 4배가량 많은 보수를 수령한 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정 CTO가 회사 설립과 경영, 기술혁신에 기여해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았고 이를 행사해 차액을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금융지주 회장이나 현직 은행장의 보수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융지주 회장 중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보수가 가장 많았다. 김 회장은 1~6월 급여 4억3800만원, 상여 15억1300만원 등 19억5100만원을 받았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같은 기간 7억1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은행권 연봉킹이었던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은 올 상반기 보수가 5억원 미만으로 공시 대상에서 제외됐다. 신한지주의 경우 지난해 말 영입된 이건혁 미래전략연구소 대표(소장)가 상반기 6억52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임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호영(왼쪽)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와 정규돈 최고기술책임자(CTO). /카카오뱅크 제공

은행장 중에선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이 9억4900만원으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8억6300만원을 수령했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선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보수가 6억13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지성규 전 하나은행장은 올해 상반기 총 5억4700만원을 수령해 그 뒤를 이었다.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연봉이 5억 미만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밖에도 카드사 CEO의 경우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올 상반기 8억700만원,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5억5800만원, 지난 4월 퇴임한 장경훈 하나카드 전 대표가 퇴직금(1억8083만원)을 포함해 총 5억621만원을 수령했다. KB국민카드, 삼성카드, 우리카드, BC카드 등 4개사는 상반기 보수 규모가 5억원이 넘은 CEO가 없어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