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사옥 전경

금융당국이 올해 초 금융권 배당제한 조치를 예정대로 푼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사들의 중간배당이 유력시 된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정례회의에서 은행과 은행지주회사에 대한 자본관리 권고를 예정대로 6월말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 권고에 따른 행정지도도 종료된다.

금융위는 지난 1월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은행들의 자본여력을 확충하기 위해 은행 및 금융지주의 배당을 이달 30일까지 순이익의 20% 이내로 제한해달라고 권고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하는 등 자본관리 권고 실시 당시에 비해 실물경제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며 “국내 은행과 은행지주는 코로나19 이후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하면서도 양호한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지주들은 올 2분기 순이자마진(NIM) 개선 효과로 지난 1분기에 이어 역대급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연체율도 0.28%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또 모든 은행과 금융지주가 최근 금융감독원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란 유가, 환율, 금리 등 거시경제 지표의 변화를 가정한 시나리오에 따라 금융사별로 신용자산, 자본비율(BIS비율), 대손충당금, 이자손익, 당기순이익 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는 국내 경기의 ‘브이(V)자형’ 변동을 가정해 시행됐다. V자형이란 향후 국내 경기가 단기적 침체국면에 접어든 뒤, 급반등하는 시나리오를 뜻한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있었던 금융위 현판

배당제한 조치가 해제되면서 금융지주들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약속했던 대로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하반기 중간배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주주환원책에 관한 질문에 “최고 수준의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분기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다양하고 신축적인 주주 환원책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배당 성향을 2023년까지 30%까지 상향할 계획”이라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면 보다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중간배당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약속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15일 주주명부를 폐쇄한다고 공시했다. 주주명부 폐쇄 공시는 통상 시장에서 배당을 위한 사전 조치로 인식된다.

다만 금융위는 은행과 은행지주가 배당 실시여부 및 수준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 등을 충분히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과 은행 지주는 주주가치 제고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충분한 자본확충 필요성이라는 양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해 배당 수준 등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