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암호화폐 등 자산시장이 변동성을 키우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은행으로 돌아오고 있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정기예·적금이 급증하는 추세다.

9일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59조591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일(647조1085억원)과 비교해 2주 만에 12조4830억원이 늘었다. 요구불예금은 은행에서 언제든지 찾아 쓸 수 있는 자금을 말한다.

최근 국내외 증시는 미국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 10일 코스피지수는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3249.30을 기록했지만, 이후 3% 가까이 하락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도 출렁이고 있다. 중국에서 규제 강화 의지를 재차 강조하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암호화폐에 대한 입장을 번복하면서다.

이달 들어 은행 정기예·적금도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2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적금 잔액은 651조1162억원으로, 지난 4일보다 4조8258억원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계속된 빚투(빚내서 투자)는 같은 기간 주춤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8조1019억원으로 지난달 말(142조2278억원)보다 4조1259억원 감소했다. 지난달 7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