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결과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된 모습이다. 통상 시장에서는 선거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는데, 특히 이번 대선은 막판까지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누가 될지, 결과 발표 전 어떤 수혜주를 선택해야 할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다. 이에 대해 불확실성이 크다면, 장기적으로 미국 국채에 베팅하는 것이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9월 18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한 달 새 3.7%대에서 4%를 넘기며 강세다. 지난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며 금리 인하 시작을 알렸지만, 시장금리는 반대로 다시 치솟은 것이다.

이는 재정 확대와 관세 인상 등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해석된다.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시 오를 자산에 투자)’ 영향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입장을 살펴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완화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6~7일(현지시각) 진행되는 11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98.1%로 반영하고 있다.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해선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어쨌든 시장은 금리 인하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 결과는 하루 이틀이면 금융시장이 반영한다”면서 “반면 연준은 물가 압력이 다시 살아나기 전까지는 금리 인하 고집을 꺾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9월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 전망치를 2025년 말 3.4%, 2026년 말 2.9%로 제시했다. 금리가 내린다면 국채 가격이 오르면서 자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미 대선 결과로 인해 금리가 추가로 상승한다면 오히려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가 대선 결과에 따라 더 오르더라도 이는 추세적인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이를 채권을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추가적인 매수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한 달간(10월 4일~11월 4일)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15종을 3400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 ETF가 1100억원 규모로 개인 순매수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만기가 긴 장기채는 금리 인하 시 단기채보다 얻을 수 있는 자본 차익이 상대적으로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