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재까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경합주에서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앞서면서다. 증권가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공화당이 상하원까지 장악하면 미국 주식 시장이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대선은 다음 달 5일로, 선거 방식이 우리나라와 다르다. 지역에 상관없이 가장 많이 득표한 후보가 당선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각 주가 뽑은 선거인단이 투표하는 간접 선거 방식이다. 대부분의 주가 최다 득표한 후보에게 선거인단을 몰아주는 구조로, 538명의 선거인단에서 과반을 차지하는 후보가 당선된다.
현재 7개의 경합주 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 조지아에서 해리스 전 부통령보다 1%포인트(P) 이상의 격차를 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중 하나만 장악하면 당선에 성큼 가까워진다. 해리스 부통령은 세 지역의 선거인단을 모두 끌어와야 승리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대선과 함께 진행되는 상하원 선거도 관전해야 할 투자 포인트다. 대통령과 상하원의 정당이 다르면 공약을 실행하는 데에 제약이 있어서다. 미래에셋증권은 대통령과 상하원 선거의 모든 시나리오 중 가장 유력한 3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과 상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는 안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럴 경우 미국 주식엔 긍정적”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공약은 정책적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선 부정적이지만 규제가 완화되고 추가적인 감세 정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금리 상승 압력도 지속될 전망이다. 금리는 관세 부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 외에도 재정 적자 확대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대로 감세 정책을 통과시킬 수 있다. 연방예산위원회(CFRB)는 향후 10년간 7조7500억달러의 재정 적자를 예상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하원은 민주당이 차지하는 안이다. 이렇게 되면 감세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재정은 하원의 승인을 받아야 해서다. 다만 관세는 행정부의 권한으로 시행될 수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은 유지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감세 정책 실현이 어려워지면서 금리도 하향 안정화 흐름으로 접어들 것”이라며 “주식 시장은 수혜 여부에 따라 업종별 편차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지만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한 형태다. 주식 시장 관점에선 정책적 불확실성이 낮아진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친환경 에너지 기조가 유지되면서 친환경 에너지, 전기자동차 관련 분야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김 연구원은 “재정 적자를 키울 수 있는 각종 세액 공제와 보육 시설 지원 확대 같은 복지 정책은 상원에 막혀 실현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