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주 후면 미국 대통령이 결정된다. 분위기는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기우는 듯하다.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후 줄곧 상대적 우위를 차지해 온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들어 밀리는 모습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월 9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대선 유세를 마친 뒤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 AP 연합뉴스

지난 20일(현지시각)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과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가 내놓은 대선 결과 전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은 52%로 집계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48%에 그쳤다. 두 진영 대선 후보가 확정된 올해 8월 말 이래 이 조사에서 트럼프가 해리스를 이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식시장도 서서히 트럼프 당선과 트럼프가 강조하는 미국 우선주의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트럼프 미디어 주가는 한 달 만에 90%가량 치솟았다. 또 8월 이후 마이크론 주가 흐름이 SK하이닉스(000660)보다 상대적으로 낫다. 포드 자동차 주가도 현대차(005380)보다 나은 흐름을 보인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업종이나 개별 기업 문제가 국내 증시 부진을 야기하고 있다기보다는 국가 차원에서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우려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트레이드에 대한 수요가 당분간 이어지긴 하겠으나,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대선 직전 10월의 지지율, 당선 확률과 실제 11월 대선 결과가 상이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 연구원은 “특정 후보에 대한 단기 트레이딩은 가능한 구간이지만, 이를 기정사실화하며 11월 대선 이후까지도 추세적인 베팅을 하는 전략은 후순위로 미뤄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3분기 실적 시즌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 트레이드에만 집착해선 안 되는 이유로 꼽힌다. 이번 주에는 S&P500 기업의 약 32%가 실적을 발표한다. 이 안에는 테슬라·아마존 등 M7 기업 실적도 포함돼 있다. 증시 민감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당장은 트럼프냐 해리스냐 보다는 기업 실적에 집중하는 편이 낫겠다.

참고로 지난 7~8월 2분기 실적 발표 당시에는 미국 빅테크 기업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 인공지능(AI) 거품론이 공격적인 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을 부추기면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빅테크 실적 발표는 이러한 우려에 대한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