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3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마이크론)가 2024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을 오는 25일(한국시각 26일 새벽)발표한다. 마이크론이 메모리 반도체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 만큼, 그 결과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국내 증권사들은 전망하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하나둘 마이크론의 이번 실적 발표에 대한 예상치를 내놓고 있다. 지난 23일 모건스탠리와 JP모건도 마이크론에 대한 전망을 밝혔는데, 견해차가 눈에 띄었다. 모건스탠리는 마이크론에 대한 투자 의견으로 ‘중립(Equal-weight)’을 유지했다. JP모건은 마이크론에 대해 ‘비중 확대(Over weight)’ 의견을 지켰다. 상대적으로 JP모건이 모건스탠리보다 마이크론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마이크론의 2025회계연도 1분기(9~11월) 주당순이익(EPS)을 두고는 모건스탠리가 오히려 더 좋게 봤다. 모건스탠리는 마이크론이 회계연도 1분기 EPS로 1.57달러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평균 전망치(1.3~1.4달러) 수준인 JP모건보다 높았다. 모건스탠리는 마이크론 주가가 고점 대비 40%가량 하락한 만큼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모건스탠리가 마이크론에 대해 매수하기보단 지켜볼 것을 권고한 배경은 2025년 시장을 부정적으로 내다봐서다. 모건스탠리는 “2025년에 대한 우려를 유지하고 있고, 평범한 실적 시나리오에 비해 마이크론 주식이 근본적으로 비싸다고 본다”고 했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정점을 지나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특히 인공지능(AI) 핵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도 공급 과잉에 빠질 수 있다고 본다. 최근 국내 반도체 종목의 주가 하락의 신호탄 역할을 했던 것도 모건스탠리의 이 같은 논리였다.

JP모건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낙관하는 핵심 근거 역시 HBM이다. JP모건은 “이전 반도체 상승 사이클과 가장 큰 차이점은 HBM”이라며 “HBM은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메모리 반도체로, 2025년 전체 D램 용량의 20~25%를 HBM이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JP모건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EPS 전망치가 호황기에 6~8개 분기 동안 상향 조정되고, 같은 기간 주가도 올랐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마이크론 EPS 전망치를 기준으로 볼 때 아직 호황기에서 3개 분기밖에 지나지 않았고, 2026년 중반까지 HBM을 중심으로 업황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어느 쪽의 말이 맞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HBM이 관건이라면 마이크론이 긍정적 실적과 전망을 발표하더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사이에 온도 차가 나타날 수 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모두 엔비디아에 HBM3E(5세대 HBM) 8단 제품을 공급하고 12단 양산에도 돌입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HBM3E 공급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