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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용 국채 출시를 앞두고 단독 판매 대행 기관 미래에셋증권에서 전용 계좌 개설을 시작했다. 첫날 2100여명이 계좌를 만든 가운데 꾸준히 가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미래에셋증권은 개인투자용 국채 첫 청약이 시작되는 오는 6월 13일에 가까워질수록 가입자가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매입 자격을 개인으로 제한해 발행하는 국채다. 전용 계좌가 있는 국내 거주 국민이라면 누구나 살 수 있다. 10년물과 20년물 2가지 종류로 매년 1월에서 11월까지 연 11회 발행될 예정이다. 올해 발행 예정 규모는 총 1조원으로, 단순히 계산하면 6월부터 11월까지 월별 배정물량은 1660억여원이다. 최소 10만원에서 연간 최대 1억원까지 청약할 수 있다.

채권 표면금리에 가산금리가 붙고, 연 복리 혜택이 있다. 표면금리는 채권 발행 전달 발행한 동일 만기의 국고채 낙찰 금리를 적용한다. 만약 이달 개인투자용 국채 10년물이 발행됐다면 지난달 국고채 낙찰 금리 3.52%가 표면금리로 정해진다. 여기에 가산금리가 붙는데, 정부가 매달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정한다. 앞서 표면금리 3.52%에 가산금리 0.1%포인트가 적용됐다면 100만원을 넣으면 10년 뒤 세전 142만7000원을 챙길 수 있다. 10년 수익률 42.7%로 원금을 보장하는 안전자산임에도 전날 기준 코스피지수 10년 상승률(37.2%)을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개인투자용 국채를 사기 전에 고민해 볼 지점이 있다. 우선 사거나 만기 전에 팔 때 조건이 붙는다.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 총액이 월간 발행 한도를 넘어서면 기준금액(300만원)까지 일괄 배정한 뒤 나머지를 청약액에 비례해 배정하게 된다. 청약자가 너무 많아 300만원씩 배정할 수 없으면 기준금액을 10만원 단위로 조정한다. 특정 시점에 사고 싶은 만큼 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상속이나 강제집행과 같은 예외 사례가 아니면 소유권을 넘겨줄 수 없고, 중도환매는 국채를 매입하고 1년이 지난 뒤에야 가능하다. 환매 한도도 매달 발표하는데 이보다 신청 물량이 많으면 선착순으로 받아준다. 중도환매 한도가 없는 달도 있을 수 있다. 개인투자용 국채를 담보로 대출받을 수도 없다. 급하게 돈이 필요한 경우에 묶인 돈이 될 수 있다. 또 중도환매 때는 가산금리와 연 복리 혜택이 모두 사라진다. 표면금리 이자만 단리로 받게 된다.

개인투자용 국채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분리과세도 지켜봐야 한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매입액 총 2억원(누적)까지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합산하지 않고 따로 원천세율(15.4%)을 적용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이자 및 배당으로 얻은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 초과)들이 개인투자용 국채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다만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고민하는 자산가 입장에서는 1억원 투자한도가 아주 큰 것은 아니라, 이들의 자금이 얼마나 유입될지는 알 수 없다.

또 하나, 분리과세 특례는 올해 말로 일몰 예정이다. 시한이 연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안 되면 2025년 발행분부터 분리과세 혜택이 사라진다.

종합해 볼 때 금융투자상품으로 생각하기보단 은행 장기 예·적금 상품으로 보고 접근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최소 1년 동안 찾지 않아도 될 여윳돈을 나눠 매달 청약하는 방식을 추천했다. 단 채권 만기 때까지 중도환매할 일이 없도록 꾸준히 소득이 있을지 고민해 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