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에르메스 등 주요 글로벌 명품 기업 주가가 경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판매가를 인상했지만 명품 수요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전 세계적으로 고액 자산가군이 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더현대 서울 루이비통 매장 전경. /현대백화점 제공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 주가는 올해 들어(1월 1일~4월 8일) 11.66% 오른 807.30유로를 기록했다. LVMH는 루이비통·디올·셀린느·티파니·펜디·지방시 등을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다. 시가총액은 8일(현지 시각) 기준 4042억유로(약 595조원)로, 전 세계 상장사 중 상위 18위에 해당한다.

또 다른 하이엔드 명품인 에르메스는 같은 기간 23.27% 급등한 2339유로를 기록했다. 시총 역시 2463억유로(약 363조원)에 달한다.

명품 업계는 매년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지난달 샤넬은 주요 제품의 가격을 6~7%가량 인상했다. 대표 제품인 ‘클래식 플랩백 미디엄’이 1450만원에서 1557만원으로 올랐고, 라지는 1570만원에서 1678만원이 됐다. 에르메스 역시 올해 1월 인기 가방 제품의 가격을 약 10~15%, 루이비통은 올해 2월 일부 가방 제품의 가격을 약 5% 올렸다.

만약 연초에 명품 가방을 사지 않고 명품 주식에 투자했으면 수익률은 어떻게 됐을까. 올해 첫날 루이비통 대표 제품인 ‘불로뉴’(당시 가격 314만원) 대신에 LVMH 주식(당시 주가 723유로·약 106만원)을 샀다면 약 3주를 살 수 있다. 총 2169유로를 들여서 산 LVMH 주식은 8일 기준 2421.9유로로, 252.9유로(약 37만원)의 평가 이익이 발생한다. 지난 2월 루이비통이 인상을 단행해 현재 같은 가방이 16만원 오른 33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3달 만에 2배 이상의 수익률을 얻는 것이다. 백테크보다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게 나았다는 얘기다.

최근 명품 기업들의 매출은 해외여행을 떠나는 중국인들이 많아지며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LVMH의 경우 영업이익률도 40%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 중이라 명품주에 대한 주가 상승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김재임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명품 소비 둔화에도 최상위 브랜드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며 “루이비통, 디올을 보유한 LVMH의 패션사업부가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LVMH의 매출액은 904억3500만유로(약 133조원)로 전년 대비 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당순이익(EPS)은 32.3유로로, 3년 새 35% 늘었다. 에르메스의 경우 매출액이 150억3700만유로(약 22조원)로 전년 대비 12%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에르메스의 EPS는 44.65유로로, 3년 사이 91% 증가했다.

한편 주요 명품 기업은 유럽 증시에 상장돼 있어 일부 증권사를 통해서만 직접 거래가 가능하다. 만약 직접 거래가 번거롭다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명품주에 투자할 수 있다. 관련 ETF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유럽명품TOP10 STOXX’,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럭셔리S&P(합성)’ ETF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