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말하면 감산할 때 사서 증산할 때 팔면 됩니다. 반도체를 적게 만들어서 재고가 부족하면 값이 비싸지고, 많이 생산해서 재고가 넘치면 값이 떨어지죠. 감산을 시작했으니 재고는 곧 줄고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 주가도 같이 오를 겁니다”
삼성전자 주가 전망에 대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답변이다. 그는 “지금 삼성전자 사면 되나요?”라는 의중을 숨긴 ‘주가 전망’ 질문에 망설임 없이 매수를 추천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한 달 반 만에 다시 ‘6만전자’로 내려앉았다. 반도체 한파로 14년 만에 최악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비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대로 또다시 박스권에 갇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개인들은 매수를 망설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정이 반도체 주식의 본격 상승 전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란 얘기도 함께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8만전자’는 기본이고 ‘9만전자’까지 제시하는 증권사도 생겼다. 올해 초 절반(50%)에 미치지 못했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7일 기준 52.83%까지 늘었다.
이들은 모두 반도체 감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이 줄면 재고가 감소하면서 앞으로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논리다. 주가는 잠시 쉬어가지만, 이 논리는 변하지 않았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은 올해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단가(ASP)가 8개 분기 만에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열풍도 삼성전자 주가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며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D램 개발과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D램과 파운드리 부문 개발 총책임자 교체의 핀셋 인사를 통해 경쟁력 제고가 기대된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고부가 메모리인 HBM3, DDR5 양산 본격화로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근 재미있는 리포트 하나가 발간됐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해당 리포트에서 투자를 잘하는 방법의 하나로 ‘좋은 인간 지표’ 선택을 꼽았다. 그는 “살다 보면 우리는 주변에서 어떤 특별한 인물을 만나게 된다”며 “그 사람은 높은 확률로 주식시장이 움직이는 방향과 반대로 얘기한다”고 말했다.
주변에도 한 명 있다. “삼성전자 곧 10만원 간다는 건 주식 좀 하는 사람이면 다 아는 사실이라던데”라고 말하던 지인은 최근 삼성전자를 끝내 팔아치웠다. 이 지인이 ‘10만전자’를 외치던 시절은 지난 2021년 1월이다. 그 이후로 삼성전자 주가는 연일 내리막을 걸었다. 미안한 일이지만 그는 나의 ‘좋은 인간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