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마존을 사야 할 시간?(Time to Buy the Dip on the Amazon of South Korea)?
미국 투자 전문 매체 모틀리 풀(The Motley Fool)은 지난 24일(이하 현지 시각) 쿠팡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모틀리 풀은 쿠팡이 인상적인 성장성과 이익 확대를 보여주며 지난해 한국 소매 판매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주가는 2021년 상장 당시보다 72%나 아래로 내려가 있다며 이는 벤치마크 지수인 S&P500을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장 당시보다 70% 넘게 주가가 내려간 지금이 쿠팡 주식을 매수할 완벽한 시간(Down over 70% since its initial offering, is now the perfect time to buy the dip on Coupang stock? I think so.)”이라고 했다.
모틀리 풀이 언급한 ‘바이 더 딥(Buy The Dip)’은 주가가 하락했을 때 낮은 가격에 사는 저가 매수 전략을 말한다. 바이 더 딥이 언급된다는 것은 그만큼 주가가 낮은 상태라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 쿠팡의 주가는 현재 15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30일 종가는 15.7달러다. 2년 전인 2021년 3월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할 당시 공모가(35달러)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 15일에는 장중 12.66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주가가 다소 회복됐다.
쿠팡을 저가 매수해야 한다는 투자 전략이 제시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쿠팡의 실적 개선 때문으로 분석된다. 매년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쿠팡은 지난해 3분기에 10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고 4분기에도 11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205억8261만달러(약 26조7265억원)로 사상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넘었다.
주가가 지금 수준보다는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은 모틀리 풀만의 견해는 아니다. 금융분석업체 팁랭크스(Tipranks)는 현지 8곳의 증권사가 내놓은 쿠팡 주가 전망치를 평균해 제시했는데 현재는 19.73달러다. 이 정도 수준까지는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는 증권사가 많다는 일종의 컨센서스인 셈이다.
긍정적인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쿠팡의 성장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쿠팡의 2022년 4분기 활성 객수는 1811만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 전 분기 대비로는 0.7% 증가한 수준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20% 중반 수준으로 성장해왔던 활성 객수 증가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오 연구원은 “활성 객수가 1800만을 넘어 거의 대다수 가구에서 쿠팡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제는 고객 수를 늘리는 것보다 고객 1명당 더 많은 상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쿠팡이 공모가를 넘어갈 수 있을까? 상장 후 벌써 2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아마존 쿠팡이 투자자들에게 답해야 할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