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카나리아바이오(옛 두올물산)가 하한가를 맞았다. 같은 날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비상장주식 거래시장 K-OTC에 등록된 종목 카나리아바이오엠도 하한가로 마무리됐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카나리아바이오의 모회사다. 두 회사는 왜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했을까. 이유는 있다. 바로 ‘감사의견 한정’이다.
주가 급락은 카나리아바이오엠이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시작됐다. 모회사 이슈로 자회사인 상장사 카나리아바이오도 주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감사의견은 상장유지 결정에 중요 변수가 된다. 외부감사인으로부터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면 퇴출 대상에 오를 수 있다. ‘비적정’ 감사의견은 의견거절, 부적정, 한정 등 세 종류로 나뉜다.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면 회사 경영진은 재무 개선 계획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사실 카나리아바이오엠의 감사의견 한정은, 일단은 투자자들의 오해였다. 소문의 진원지인 K-OTC 사이트 카나리아바이오엠 종목 하단에는 ‘투자유의 사유: 감사의견 한정’이 기재돼 있다. 투자자들은 이 붉은색으로 적혀 있는 감사의견 한정을 보고 주식을 매도한 것이다.
다만 K-OTC에 기록된 카나리아바이오엠의 감사의견 한정은 1년 전 받은 것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K-OTC 사이트에 나와있는 감사의견 한정 표기는 2021년도 회계감사에 대한 것이며, 아직 올해 것은 업데이트 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날의 급락은 투자자들의 오해였던 것이다.
물론 올해 감사보고서는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에 안심할 수는 없다. 사실 카나리아바이오엠과 카나리아바이오는 감사의견 이슈가 있기도 하다.
지난해 3월 카나리아바이오는 감사의견 한정의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계법인은 한정의견의 근거에 대해 “12월말 자기사채로 가지고 있는 전환사채(CB)에 대한 실증절차를 수행했으나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카나리아바이오는 2021년 자회사인 랜드고와 합병을 했고, 랜드고에서 발행한 전환사채를 자기사채로 가지고 있다. 자기사채란 자기회사가 발행한 사채를 사채의 조기상환이나, 유휴자금의 운용을 목적으로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다. 올해 감사의견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2022년 감사보고서에 대한 평가 결과는 이달 말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카나리아바이오의 주주총회는 오는 3월 31일이다. 23일까지는 감사보고서가 나와야 한다.
감사의견은 카나리아바이오 주주들만 살펴봐야 하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기업이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60개 상장사가 상장폐지 위험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내가 투자하고 있는 종목이 재무 상태가 불안한 기업이라면, 수시로 전자공시를 찾아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