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코스닥 상장사 비에이치(090460)가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31일 정기주총에서 관련 안건을 올렸고, 가결되면 이전 상장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일러스트=정다운

투자자들은 이전 상장 추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투자자 수급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 상장 시 기관투자자들의 공매도 포지션 구축이 어려워질 것으로 계산하고 있어서다.

현재 공매도는 코스피200, 코스닥150지수 구성 종목에만 가능하다. 비에이치는 코스닥150에 편입됐는데,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면 공매도가 가능한 범위에서 모두 벗어나게 된다.

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이전 상장을 통해 가치평가 제고, 유동성 확보 등 안정적인 투자환경 조성을 기대한다”며 “기관,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늘어나 최근 늘어난 차입 공매도 잔고는 상환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왜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하려는 걸까?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다고 해서 특별한 혜택이 주어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우선 코스닥시장은 ‘2부리그’라는 인식이 팽배한 데, ‘1부리그’인 코스피 시장에 상장됐다는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를 꼽을 수 있다. 또 외국인, 기관투자자 투자 대상에 거론될 수 있다. 무엇보다 코스피200 등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규모가 커져 반드시 담아야 하는 기업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전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한 곳이 더 많다. 지난 2016년부터 총 11개 코스닥 상장사(한국토지신탁(034830), 동서(026960), 카카오(035720), 셀트리온(068270), 더블유게임즈(192080), 포스코케미칼, 콘텐트리중앙(036420), PI첨단소재(178920), 엠씨넥스(097520), 아주스틸(139990), LX세미콘(108320))이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했다. 이중 이전 상장 후 주가가 오른 곳은 카카오, 포스코케미칼, PI첨단소재, LX세미콘 등 네 곳에 불과했다.

비에이치의 이전 상장 계획을 두고 증권가에서 우호적인 평가가 나왔지만, 주가는 매일 롤러코스터를 탔다. 16일 이전 상장 계획을 밝힌 날 주가는 7%대 상승세로 마감했다가 다음 날 7% 떨어지며 상승 폭을 그대로 반납했다.

사실 주가가 오르는 건 이전 상장 기대감이 반영될 때였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과거엔 덩치가 커지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옮기는 게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시대는 아니다”라며 “이전 상장을 하더라도 주가가 부진한 경우가 많으며, 주가 모멘텀 핵심인 실적과 성장 가능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