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블랙아웃 기간이 끝난 연준 위원들은 일관성 있게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 같은 연준의 행보는 연준이 경기보다 인플레이션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시장에 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은 단기적으로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명확한 물가 하락의 근거를 확인하지 못한 연준 위원들 입장에서는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 경제 주체들의 실질금리(명목 금리에서 인플레이션율을 차감한 것)가 다시 ‘마이너스’ 영역으로 내려갈 경우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전달할 수 있어 향후 금리 (하락) 속도가 반영되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11.66포인트(0.47%) 상승한 2473.11을 가리키고 있다. /뉴스1

최근 주요 실물 경제지표와 구인구직 보고서 등에서 물가 압력은 낮아지고 고용은 완화되는 조짐을 보였다. 주택 시장도 거래량 감소, 신규 주택의 중간 가격 하락 등 일부 지표를 통해 하향 안정화 됐다. 5~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큰 영향을 미쳤던 가솔린 가격이 50일 연속 하락한 것도 7월 CPI가 크게 낮아질 것이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중요한 상황이고 올해 들어 금리와 주가는 지난 1970년대와 같이 역의 관계를 보이고 있다”면서 “현재 금리는 정점을 찍었고 향후 등락을 거듭하며 느린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달 10일에 7월 CPI가 발표되고 17일에 7월 FOMC 회의록이 공개되며 25~27일에는 잭슨홀 미팅 등이 예정돼 있다. NH투자증권은 ”7월 소비자물가가 (전망대로) 8% 후반 수준으로 발표된다면 그것 만으로는 연준의 긴축 추세를 빠르게 변화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연준의 긴축 입장이 시장의 기대보다 더 매파적일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2분기 실적 시즌이 진행되며 이익 추정치가 정상화되고 있다. 9월 FOMC 회의까지 고용 시장이나 주거 비용 등 구조적인 물가 상승 요인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 일수록 변화하는 지표들을 확인하며 차익 실현 등 천천히 움직임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보고 있다. 박스권 장세를 예상하며 종목 별로 주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지난밤 뉴욕 증시는 경기 침체 우려에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소폭 상승 전환했다. MSCI 한국 지수 ETF는 0.45% 올랐다. 5일 국내 증시 역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실적 호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투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 주식(155억달러)과 채권 ETF(260억달러)로는 자금 유입이 지속된 반면, 원자재 ETF에서는 지난달에 이어 자금 순유출이 지속됐다. 신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 낙폭이 과도했던 성장주 ETF들의 수익률이 강세를 보였다. 요즘 같은 때에는 퀄리티, 배당, 방어주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다. 성장주는 단기 반등이 가능한 환경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