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연일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며 ‘바닥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300대로 주저앉았고 코스닥지수는 710대를 기록 중이다.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인플레이션은 심각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를 포함해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긴축 강도를 높일 것을 시사하며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장기화와 더불어 더욱 매파적으로 변한 연준의 결합은 경기 둔화 혹은 침체의 가능성을 더욱 높였고 관련된 불확실성도 극대화됐다.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됐고 국내 증시는 외국인 자금 유출 지속과 가계 부채 리스크, IT 업황 우려가 겹치면서 낙폭을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증시 반등의 조건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추세적 증시 반등을 위해서는 결국 실적 회복과 미 연준에 대한 신뢰 회복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이는 2분기 실적 시즌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시즌 전후 과정 속에서 경기 침체 여부를 반영한 실제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지표들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익 추정치가 견조하게 유지되거나 하향되더라도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 기대감 역시 관건으로 꼽힌다. 이달 말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 등 예고되는 핵심 물가 지표들이 호전되면 증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연준에 대한 시장의 신뢰 회복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시장과의 소통 및 정책 결정 사이에서 기존의 가이던스를 크게 벗어났기 때문에 향후 행해질 정책 결정은 시장과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 명확한 근거와 가이던스를 제시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라는 두 악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거듭되며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낙폭 과대 이후 일부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도 있으나, 국내 증시는 수급상 악재 요인인 신용 반대매매 물량이 또 출회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때 일수록 주식 ‘장기 보유’에 대한 움직임 역시 신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 악화된 증시에 비자발적 장기 투자의 길에 접어든 투자자들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손실을 ‘견디는 것’ 역시 투자 심리에 중요해진 상황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매도를 통한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되고 역사적으로 볼때, 통상 3~5년 장기로 갈수록 이익 회복의 가능성이 컸다”면서 “주식 투자자에게 매우 힘든 시기였던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에도 미국 증시의 성과는 다른 시기에 비해 다소 부진했지만, 장기 보유일수록 승률이 높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