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주춤하는 가운데 대체불가능토큰(NFT) 관련 가상자산으로 꼽히는 알트코인이 주목받고 있다. NFT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NFT 게임)을 운영하는 더 샌드박스(The Sandbox)가 발행하는 샌드박스 코인은 지난 한 달 동안 800% 넘게 상승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예술품, 디지털 콘텐츠 등 자산에 고유의 값을 매긴 디지털 자산이다. NFT 게임은 게임 속 재화나 아이템을 디지털 자산으로 만들고, 이용자 간 거래를 지원한다. 이용자들은 게임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어 이른바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이라고도 불린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세를 제공하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4일(현지 시각) 샌드박스 코인은 7.43달러(한화 약 884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3일까지 0.8달러(약 900원대)에 머무르던 코인 가격은 약 한 달 만에 828% 상승했다. 이 기간 최저, 최고가는 각각 0.7달러, 8.51달러다.
최근 비트코인은 연일 약세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받는 달러화와 반대로 가상자산 대표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조정을 받았다. 이달 10일 역대 최고가인 6만8700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심리적 지지선으로 꼽히는 6만달러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샌드박스 코인 발행 주체인 더 샌드박스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용자는 이 플랫폼 안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해 게임과 아이템 등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다. 이때 아바타가 거래할 때 사용하는 가상자산이 ‘샌드박스 코인’이고, 샌드박스 코인으로는 가상의 부동산인 ‘랜드’를 살 수도 있다.
최근 열린 한 행사에서 이승희 더 샌드박스 한국 사업 총괄 이사는 “올해 가장 뜨거운 단어 중 하나가 메타버스”라며 “저희가 메타버스라고 불리는 이유는 나를 대신할 수 있는 아바타, 아바타의 생활 공간인 땅(랜드), 이 공간에서의 거래 수단 가상자산(샌드박스 코인)을 모두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 샌드박스는 이달 초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가 주도한 펀딩 라운드에서 1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가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기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테크놀로지 벤처스, 삼성 넥스트, 컴투스 등 국내 기업도 이번 투자에 참여했다.
미국의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투자자들은 샌드박스 코인처럼 앞으로의 모멘텀이 크고, 포트폴리오 변경으로 충분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가상자산을 찾고 있다”며 “샌드박스 코인의 시가총액은 아직 40억달러(약 4조7600억원) 수준이지만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샌드박스 코인도 결국에는 가상자산이기 때문에 그 본질적인 가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리스크가 발행할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 샌드박스 코인 가격을 끌어올린 다양한 촉매제를 생각해보면 지금부터 충분히 더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샌드박스 코인이 아니더라도 NFT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사용하는 코인 중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경우는 여럿 있다. 대표적인 게임 코인으로 엑시인피니티, 위믹스 등을 꼽을 수 있고, 보라를 발행한 웨이투빗은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와 합병해 NFT 사업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