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020560) 주가가 거래 재개 이후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지수나 같은 업종으로 묶이는 다른 종목들은 더디게 움직이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운영이 개시된 지난 6월 17일 영종도 인천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4활주로에 착륙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하루 전보다 150원(0.61%) 상승한 2만4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에는 2만495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신고가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두 달간의 매매 정지 끝에 지난 7월 16일 거래가 재개됐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횡령과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가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인지 검토하기 위해 주식 매매 거래를 정지했다. 거래소는 이후 7월 15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

거래 재개 시점부터 이달 7일까지 약 한 달 반 만에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43.9% 올랐다. 특히 지난달 23일부터 전날까지 2일 하루를 제외하고 10거래일 모두 상승 마감했다. 31일에는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3% 하락했고, 대한항공(003490), 진에어(272450) 등이 편입된 KRX운송지수는 3.55% 내렸다.

증권가에선 아시아나항공 주가 급등이 대한항공과 벌어진 시가총액 격차를 메우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아시아나항공 주식 거래가 정지된 기간에 대한항공 시총 규모는 10~11조대에서 움직였다. 거래 정지 직전 마지막 거래일 기준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1만7200원, 시가총액은 1조2799억원 수준에 그쳤다. 전날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시총은 각각 10조7303억원, 1조8417억원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데믹이 끝나고 두 회사가 합병을 하면 좋아질 수 있다는 중장기적 그림이 나온 상황에 아시아나항공 거래가 정지됐다”며 “그 전후로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등으로 시총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적인 체력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아시아나항공 시총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의 수급 상황도 좋은 편이다. 개인과 달리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는 아시아나항공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기관은 7월 16일부터 이날까지 19일과 2일을 제외한 35거래일 내내 순매수에 나섰다. 그 규모는 853억원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358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고, 개인만 홀로 1258억원을 순매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실적이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별도 기준 매출은 93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49억원으로 17.5% 감소했다. 유가 상승으로 연료유류비가 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화물 부문 호조로 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아시아나항공은 빠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국제여객이 정상화되지 않고 있음에도 화물운송 사업으로 영업안정성을 갖췄고, 근거리 국제노선이 재개되면서 영업량이 증가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만원을 제시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향후 주가 흐름을 결정 짓는 가장 큰 변수로는 대한항공과 인수합병(M&A) 진행 여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인수를 앞두고 국내를 비롯한 주요국에서 실시하는 기업결합 심사가, 당초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빅딜이 성사되면 세계 7위 규모의 ‘메가 캐리어’(초대형 국적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