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대선 테마주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관련주였다. 이 지사 관련주는 연초 대비 최고 50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사 테마주 외에도 알루미늄과 철강 관련주들이 올해 주가 상승률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반면 지난해 큰 폭으로 올랐던 코로나19 관련주들은 올 들어 호재가 소멸하며 주가가 반 토막 나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열린 자치분권국가 실현을 위한 '10대 정책공약' 이행을 약속하는 협약식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종목은 이재명 테마주인 이스타코(015020)였다. 이스타코는 부동산 매매 및 임대 업체로, 이 지사의 장기 공공주택·기본주택 보급 공약에 영향을 받아 투자 수요가 몰렸다.

회사 측에서 올해 2월 직접 “장기 공공주택 등과 관련해 이 지사와 어떠한 관련도 없으며 영위하는 사업 또한 이 지사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올 초 677원에 그쳤던 주가가 6월 말 7550원까지 상승했다. 현재는 4290원으로 내린 상태지만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533%로 여전히 높다.

이 지사의 또 다른 테마주 일성건설(013360)도 올 들어 245% 넘게 상승하며 주가 상승률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성건설 역시 이 지사의 공약인 기본주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되며 주가가 급등했다.

이 지사는 현재 여권에서 가장 강력한 차기 대권 후보다. 지난 3~4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는 28%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26.4%를 기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었다.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순회 경선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4∼5일 대전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이틀간의 순회 경선에서 이 지사는 54.7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위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득표율은 26.53%에 그쳤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주가 상승률. /자료=한국거래소

알루미늄 관련주 역시 올해 주가가 많이 올랐다. 조일알미늄(018470)과 포스코강판은 올해 들어 각각 350%, 274% 상승하며 주가 상승률 5,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조일알미늄은 알루미늄 덩어리를 호일, 판재 등의 형태로 가공하는 업체이며, 포스코강판은 알루미늄도금강판을 만드는 회사다.

올해 들어 알루미늄 관련주가 각광 받는 이유는 2차전지 시장의 성장과 관련 있다. 알루미늄은 2차전지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양극박(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양극 활물질을 지지하는 동시에 전자의 이동 통로 역할을 하는 소재)의 재료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알루미늄박은 2차전지 소재의 1.8%를 차지하고 있어, (알루미늄 시장은) 전기차 시장 성장과 완벽하게 동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알루미늄은 전기차 배터리 외에도 재생 에너지 설비인 태양광 모듈의 틀과 풍력 발전 장비에도 쓰인다. 이 때문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의 급부상과 함께 알루미늄의 수요가 급증하는 한편, 공급은 제한된 상황이다. 최 연구원은 “중국에서는 알루미늄 호일을 압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때문에 관련 업체의 증설을 제한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사업자들의 경쟁력이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철강 제품의 가격이 오르며 철강 관련주들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SIMPAC(009160), 세아제강지주(003030), 세아베스틸이 연초 대비 182~240%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나타난 철강주 상승은 수요 급증과 정책 호재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연초부터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철강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수입 철강에 관세를 부과하던 무역확장법 232조를 개정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진 것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알코아 공장에서 크레인이 알루미늄 코일을 옮기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블룸버그

반면 지난해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던 코로나19 관련주들은 올해 하락률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거나, 혹은 지난해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데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의 출회 때문으로 해석된다.

일양약품(007570)의 보통주와 우선주(일양약품우(007575))는 올해 들어 각각 44.6%, 56.4% 하락했다. 일양약품은 지난 3월 코로나 치료제의 임상3상에 실패했다고 밝힌 후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 특히 일양약품우는 지난해 초 주가가 2달 만에 10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8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반 토막 난 상태다.

신풍제약(019170)종근당(185750) 역시 올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코로나 관련주들이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주가가 30배 넘게 오른 대표적인 코로나 테마주였지만, 올해는 주가가 연초 12만원대에서 현재 7만원 선 밑으로 하락한 상태다. 종근당은 주가가 올 초 22만원대에서 현재 13만원대로 하락한 상태다. 종근당은 앞서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 치료제 ‘나파벨탄’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했지만, 임상 3상을 권고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