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이 급락한 가운데, 대형 소비재 관련 종목이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눈길을 끌었다. 프록터앤드갬블(P&G)과 월마트는 뉴욕증시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에 편입돼 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9일(현지 시각) 촬영한 시세 전광판의 모습.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에 대한 우려로 전장보다 725.81포인트(2.09%) 떨어진 33962.04에 장을 마감했다. /AP연합뉴스

19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3대 지수는 1~2% 넘게 하락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725.81포인트(2.04%) 하락한 33962.04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기준 낙폭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다. 장중에는 900포인트 이상 밀리기도 했다.

최근 시장에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로 경기 회복 속도가 다시 둔화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은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를 줄줄이 끌어내렸다.

월스트리트는 전체 지수가 추락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이어간 종목에 관심을 보였다. 미국의 LG생활건강(051900)으로 불리는 P&G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월마트가 대표적인다. 두 종목은 폭락장 속에서 각각 0.05%, 0.23% 떨어지는데 그쳤다.

P&G 주가가 선방할 수 있던 배경에는 지난해 코로나 유행 초기 주가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 코로나가 본격화된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P&G의 판매량은 급증했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등 영향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사람들이 생활용품을 대량으로 비축하기 시작하면서다.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그러나 경기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10월 이후부터 P&G 주가는 큰 변화가 없었다"며 "투자자들은 다시 불거진 코로나 재유행이 P&G에게는 사업을 활성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P&G는 미국에서 손에 꼽히는 배당주 중 하나다. P&G는 지난 1890년부터 배당금을 지급하기 시작했고, 지난해까지 64년 연속 배당금을 늘려왔다. 현재 P&G의 연간 배당수익률은 2.5% 수준이다.

월마트도 P&G처럼 위기 때 역으로 빛을 발하는 종목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8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37% 하락하는 동안, 월마트주가는 반대로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월가에선 투자자들이 월마트 주가의 방어적인 성향이 코로나 약세장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특히 월마트가 힘을 쏟고 있는 이커머스 사업이 코로나 확산과 맞물리며 꾸준한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모틀리풀은 "월마트는 지속적인 수익을 내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종목"이라며 "꾸준한 수익률과 위기 때마다 부각되는 방어적 성향이 맞물리며 주주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