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2분기를 넘어 3분기 실적 추정치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주가는 한 분기에서 반년 후의 실적을 미리 반영하는 경우가 많아, 다음 분기의 실적 전망치를 참고해 주가 변동에 미리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코스닥시장 상장사 중 카카오게임즈(293490)컴투스(078340) 등의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동종 업체인 펄어비스(263750)의 영업익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의 전년동기 대비 증감율 추정치. /자료=에프앤가이드

증시 전문가들은 10대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업체 아프리카TV의 3분기 실적도 지난해보다 대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전통 미디어 업체인 TV 방송 채널을 보유한 CJ ENM(035760)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며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19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23개의 3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430억원이었다. 실적 추정치를 내놓은 증권사가 3곳 이상인 업체들만 대상으로 한 통계다.

① ‘오딘' 카카오게임즈↑… ‘검은사막’ 펄어비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3개 회사 중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업체는 카카오게임즈다. 증권사들은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영업이익이 45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9% 늘어난 금액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신작 ‘오딘’의 흥행 성공이다. 오딘은 지난달 29일 출시 첫날 70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해,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에서 1위에 올랐다.

오딘이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준의 호실적을 내자,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오딘의 3분기 일평균 매출액을 기존 11억원에서 32억원으로 올렸다. 이는 그간 국내 게임이 출시된 후 두 번째 분기에 기록했던 일평균 매출액 중 4위에 해당한다. 1~3위는 모두 ‘리니지’ 시리즈가 차지한 바 있다.

게임 오딘 실행 화면. /카카오게임즈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컨센서스의 2배에 가까운 804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는데, 앞으로 오딘이 호실적을 꾸준히 유지한다면 다른 증권사들도 전망치 상향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펄어비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22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5.5% 감소할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펄어비스의 대표작 ‘검은사막’ 모바일 버전이 최근 몇 년간 부진한 실적을 지속해온 것을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분기 별 매출액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1분기 718억원에 달했으나, 올해 3분기에는 308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연봉 인상과 성과급 지급으로 인해 인건비가 크게 늘어난 것도 펄어비스의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펄어비스의 올 3분기 인건비는 3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할 전망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다만 펄어비스의 실적이 내년부터는 가시적인 개선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는 신작 ‘붉은사막’과 ‘도깨비’가 출시되고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내 실적이 반영될 것”이라며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583% 증가한 358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② ‘뉴미디어’ 아프리카TV 웃고 ‘전통 매체’ CJ ENM 울고

코스닥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 전망에서 눈여겨볼 만한 또 다른 종목은 아프리카TV다. 증권사들은 아프리카TV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21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프리카TV 방송화면.

아프리카TV는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의 수혜를 본 것으로 해석된다. 홍성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스포츠 중계방송과 게임 경기 등이 취소되며 별풍선 매출 증가율이 10%대로 낮아졌으며, 경기 위축으로 광고 매출이 줄었다”며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는 경기 회복으로 인해 별풍선 및 광고 매출액이 다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TV의 실적은 젊은 세대의 별풍선 결제 증가 덕에 꾸준히 개선될 전망이다. 홍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는 전체 시청자 대비 별풍선 결제 비율이 4%대에 그치지만 장기적으로 10%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아프리카TV가 가진 광고 플랫폼으로서의 매력 역시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홍 연구원은 “아프리카TV의 월 이용자는 600만명이며 이용자 당 월평균 시청 시간은 350분이 넘지만, 지난해 광고 매출액이 300억원에 그쳤다”며 “4500만명의 국내 이용자를 보유한 카카오의 경우 광고 연매출액이 1조원에 달해, 아프리카TV의 광고 매출 증가 잠재력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잇달아 아프리카TV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13만7000원, 한국투자증권은 14만5000원의 목표가를 제시했다.

CJ ENM의 ‘케이콘(KCON) LA 2018’ 현장. /CJ ENM

반대로 CJ ENM의 3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CJ ENM의 3분기 영업이익이 698억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CJ ENM의 3분기 실적은 특히 영화 사업 부문에서 부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KB증권에 따르면 CJ ENM의 3분기 영화 부문 매출액은 317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 감소한 규모다.

CJ ENM의 영화 사업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8% 줄었으며, 2분기 매출액은 81.7% 급감했다. 지난해 3~4분기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③ NCT 등에 업은 SM 흑자전환하고 JYP는 꾸준한 호실적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두 라이벌인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와 JYP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는 올 3분기 각각 112억원, 1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97억원의 적자를 낸 SM은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JYP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엠의 실적 개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은 그룹 ‘NCT’의 음반 판매량 급증이다. KTB투자증권은 NCT의 올해 음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40% 증가한 1266만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달 29일 SM엔터테인먼트가 유튜브를 통해 향후 비전과 전략을 담은 'SM 콩그레스 2021'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왼쪽)와 NCT 멤버 도영, 마크, 쿤. /연합뉴스

남효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SM 소속 가수들의 군입대 영향으로 올해 음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0%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으나, 상반기 앨범 판매량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921만장을 기록했다”며 “특히 2분기에는 NCT와 엑소(EXO), 샤이니 등이 활동에 나서며 음반 판매량이 역대 최다 수준인 629만장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JYP의 경우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체 중 가장 높은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JYP가 콘텐츠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으며 본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박하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JYP는) 내년 중 걸그룹과 일본 보이그룹이 데뷔하고 2023년에는 중국 현지 아이돌이 데뷔할 예정”이라며 회사가 앞으로도 본업 중심의 실적 개선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