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7월 12~16일)부터 8월 초까지 기업공개(IPO)의 ‘큰 장'이 선다. 다음 주 2개 기업을 시작으로 이달 셋째주(7월 19~23일)에는 5개 기업이 한꺼번에 공모 청약에 나선다. 그 다음 2주 동안은 카카오뱅크·크래프톤·카카오페이 등 시가총액이 수십조원에 달하는 기업이 줄줄이 청약을 앞두고 있다.

금융 투자 업계에서 올해 7~8월을 ‘슈퍼 IPO위크'로 부르며 주목하는 이유는 카뱅과 크래프톤 등 ‘대어’들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이들 기업 외에도 주목할 만한 회사가 많이 대기하고 있다. 대어는 아니지만 쏠쏠한 수익을 가져다 줄 ‘알짜 공모주'들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일러스트=박상훈

다음 주 공모 청약에 나서는 큐라클은 그 중 유일한 바이오 기업이다. 당뇨병성황반부종의 경구용 치료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안구에 직접 주사를 놓지 않아도 당뇨 합병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약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큐라클의 청약이 끝나고 이틀 후에는 맥스트가 대기하고 있다. 현대차(005380) 등 주요 대기업들에 증강현실(AR)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요즘 화제인 메타버스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오는 19~20일에는 3개 기업이 동시에 공모 청약을 받는다. 에브리봇은 신혼 가전으로 인기 있는 로봇 물걸레 청소기를 만든다. 2000년대 초부터 로봇을 개발해온 정우철 대표가 창업한 회사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1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배 증가했다.

에브리봇 물걸레 로봇청소기. / 에브리봇 홈페이지

브레인즈컴퍼니는 기업의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 IT 인프라의 성능과 장애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업체다. 대표이사와 고위 임원 5명이 모두 카이스트 출신으로, 93~94학번 동문들이 의기투합해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플래티어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업체다. 쇼핑몰 방문자의 행동 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실시간 분석해 마케팅 자료로 활용한다. 이 회사는 8월 초까지 청약을 받는 기업 중 예상 공모가가 가장 낮은 기업이기도 하다. 희망 공모가 범위가 8500~1만원이다.

21~22일에는 솔루션 업체 2개가 동시에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딥노이드는 AI를 기반으로 질환을 판독하는 의료 솔루션을 제공한다. 국내 의료기관과 산학협력단 등 24개 단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60개의 특허권을 보유 중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처럼 의료진이 직접 만든 AI 솔루션을 사고 팔 수 있는 ‘딥스토어’도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엠로는 생산 이력부터 유통까지 전 단계를 추적·관리하는 구매 솔루션을 공급한다. 삼성과 현대차, LG, SK 및 한국전력 등 주요 공기업들이 거래처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65억원으로, 전년 대비 7배 증가했다.

HK이노엔의 숙취 해소제 '컨디션'. /HK이노엔 홈페이지

29~30일에는 HK이노엔이 공모 청약에 나선다. CJ헬스케어를 2018년 한국콜마가 인수해 사명을 바꿨다. 숙취 해소제 ‘컨디션’과 ‘헛개수'로 잘 알려진 회사다. 올 1분기 매출액은 1868억원이었다. HK이노엔의 청약일은 카카오뱅크의 청약 증거금이 환불되는 날이기도 한데, 증거금을 돌려 받아 재투자하는 수요가 얼마나 될 지가 관건이다.

원티드랩은 8월 2~3일 크래프톤과 같은 날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원티드랩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원티드’는 온라인 헤드헌팅 플랫폼으로, 페이스북과 이베이 등 전세계 1만개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2018년에는 기업의 연봉을 공개하는 크레딧잡을 인수했으며, 이를 토대로 AI 기반 매칭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카카오페이의 청약 둘째 날 공모 청약을 시작한다. 카카오뱅크·페이, 크래프톤을 제외하고 이 기간 중 유일하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회사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산업 안전 장비를 만드는 회사다. 특히 소방 호흡기 시장 점유율은 96%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군용 및 일반 방독면도 납품하고 있다. 화생방용 일반 방독면의 경우 지난해 7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특이하게도 2017년 북한 김정남의 독살 사건 덕을 봤다. 해당 사건으로 일반 방독면에 대한 특별 교부세가 올라 매출액이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