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가 11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를 형성하고 상한가 기록)’에 실패하면서, 공모주 광풍에 제동이 걸렸다. SKIET는 대기업 계열사에 2차 전지 관련주라는 이유로 적어도 상장 초기에는 가격이 급등하리라 기대되던 종목이다. 하지만 시장은 정직했다. SKIET는 첫날부터 업계 전망치였던 시가총액 11조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쯤에서 공모주 광풍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무조건적 따상을 기대하기보단 전략을 되새겨야 한다. 모범 답안은 동종업계와 비교한 밸류에이션을 따져서 저평가주에 투자하는 것일 테다. 하지만 그전에 단순한 기술적 분석도 해보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일반 청약이 시작된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 관련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연합뉴스

2021년 신규 상장 기업 29개 가운데 28개(96%) 기업은 첫날 종가가 공모가보다 높았다. 이들 종목은 공모가보다 최소 2.5%, 최대 160% 높은 가격으로 장을 마감했다. 28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86.8%다. 공모에 참여해서 첫날 주식을 팔면 수익이 보장되는 편이다.

다만 ‘폭탄’은 주의해야 한다. 유일하게 공모가보다 첫날 주가가 낮았던 기업은 씨앤투스성진이 대표적 예다. 씨앤투스성진은 공모가가 3만2000원이었지만, 첫날 시초가는 3만1700원이었고, 그날 종가는 2만8700원(공모가 대비 10% 손실률)이었다.

씨앤투스성진은 주된 사업모델이 마스크 생산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저효과로 매출이 반짝 상승했다. 마스크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코로나19 이후 실적에 대한 불안감도 상존하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첫날 상장 주식을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면 어떨까. 첫날 파는 것보다 손해 볼 가능성이 크다. 단기 투자를 장려하고 싶지 않지만, 공모주의 현실이 그렇다. 첫날 종가보다 현재가(12일 기준)가 높은 기업은 신규 상장 기업 가운데 6곳(20.6%)에 불과했다. 물론 주가가 중간에 반락해서 현재가가 낮은 곳도 있을 가능성은 감안해야 한다.

이들 기업은 인공지능(AI) 기반 기업이 3곳, 바이오 기업이 2곳, 소재 기업이 1곳이었다. AI 기반 리얼타임 콘텐츠 기업 자이언트스텝(289220), 빅데이터 기반 광고 플랫폼 기업 와이더플래닛, AI 영상분석 기업 씨이랩(189330)과 암 진단기기 제조 기업 바이오다인(314930),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 제약사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334970),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기업 피엔에이치테크(239890)이 이에 해당했다.

해당 기업들은 메타버스 관련주로 분류돼 따상을 기록한 자이언트스텝을 제외하곤 모두 첫날 주가가 심심한 수준이었다.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2.42% 낮은 경우, 시초가보다 종가가 12.4% 하락한 경우 등 다양하다. 첫날 기대감이 덜하더라도 장기 투자에서 ‘알짜’를 드러낼 기업은 따로 있다는 의미다.

반면 초반 기대주가 끝까지 주가를 유지하진 않는다. 따상을 기록했는데도 첫날보다 현재가가 낮은 기업이 대다수였다.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오로스테크놀로지(322310), 선진뷰티사이언스(086710), 해성티피씨, 모비릭스(348030)가 첫날보다 현재가가 최대 41%에서 최소 12%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