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사이에 기업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쏟아진 배경이다. 1분기 주요 기업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2분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다가오는 2분기 기준으로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162개 기업 중 112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흑자로 돌아서는 기업은 18개, 적자가 줄어드는 기업도 7개로 전망됐다.

일러스트=조경표
일러스트=조경표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국내외 기업들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면서 경기 회복에 속도가 붙은 데다, 지난해 기저효과까지 반영됐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가장 큰 폭으로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은 롯데쇼핑(023530)이다. 롯데쇼핑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392% 증가한 903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액 추정치는 0.8% 증가한 40조765억원으로 집계됐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업황은 꾸준히 나아지는 상황”이라며 “1분기에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실적이 빠르게 회복됐고, 대형마트 기존 점포들의 성장률도 나아지는 만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004020), 효성화학(298000), 롯데케미칼(011170)의 영업이익도 전년동기대비 1000% 넘게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제철은 2732% 늘어난 3955억원, 효성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1520.8%, 1379.9% 증가한 579억원, 4872억원으로 예상됐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선용후판과 열연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현대제철의 2분기 판재류 가격은 톤당 8만원 상승이 예상된다”며 “철강 원료 중 하나인 봉형강은 계절적 성수기와 국내 건설경기 호조가 맞물리며 양호한 판매량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POSCO(844.2%)와 기아(000270)(757.0%), 포스코케미칼(726.9%)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백화점(069960)HMM(011200)은 400% 이상, 아모레퍼시픽(090430), 현대모비스(012330), 금호석유(011780) 등 영업이익은 200% 넘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흑자 전환이 예상된 기업들도 많다. LG디스플레이(034220), S-Oil(010950), SK이노베이션(096770), 이마트(139480), 신세계 등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적자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이는 기업은 한국가스공사, 제이콘텐트리, 삼성중공업##, CJCGV 등이다.

다만 일각에선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이미 정점을 넘어섰다는 지적도 나왔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치를 웃돌고 있지만, 코스피지수는 예상보다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는 지난해 10월과 유사한 국면”이라며 “당시에도 실적 전망 대비 상승 폭이 컸던 증시는 실적시즌 동안 부진했지만, 이후 실적 신뢰도를 확인하고, 추가적인 전망치 상향 조정에 힘입어 상승 추세를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합산 기준 매출액은 기존 전망치를 3.5% 상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2.5%, 84.2%를 웃돌았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조선, 필수소비재, 화학, 철강 등이 실적이 돋보이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