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좋았으나 주가는 하락했다."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이 호실적을 발표하는데도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을 두고 증권가에선 연일 이런 코멘트가 나오고 있다. 이는 28일인 어제 코스피지수 1% 하락을 야기한 SK하이닉스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3.7%(5000원) 하락한 13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SK하이닉스가 전문가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매출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통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매출 8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선 "투자자들의 반도체 시장에 대한 우려감이 과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는 삼성전자와 같은 또 다른 반도체 대형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주가 하락은 비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으로 야기됐다. 세트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메모리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심리가 확산했다. 이에 대해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례없는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속에서 전방 업체들이 반도체 재고를 줄이기보다 오히려 선제적으로 축적하면서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의 재고를 장기간 유지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제품 가격 상승으로 실적 개선을 예상하는 분석도 있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부터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제품 가격 상승 속도가 예상을 상회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2분기 실적 추정치를 매출 9조6000억원에서 9조7000억원으로, 영업이익 2조5000억원에서 2조70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설비 투자에 대한 우려감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설비투자는 4조1000억원에 달했는데, SK하이닉스가 내년 투자분까지 올해 하반기에 완료할 것으로 계획했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설비투자 규모는 15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늘어난 설비투자가 올해 업황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면서 "진실과 상관없이 내년 이후 메모리 업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확대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낮은 재고 수준과 서버 수요의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보다 디램 단위당 설비투자가 크게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설비투자 확대가 공급 과잉을 촉발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SK하이닉스 투자를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증권가에서 제시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는 17만~17만5000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