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 토트넘)을 인종차별한 로드리고 벤탄쿠르(27, 토트넘)가 징계 전 정상적으로 경기를 뛰었다.

토트넘은 15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서 아스날에게 0-1로 졌다. 토트넘은 2연패에 빠졌다. 아스날(3승1무, 승점 10점)은 맨체스터 시티(승점 12점)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랐다.

주장 손흥민은 왼쪽 윙어로 선발출전했지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추가시간까지 풀타임을 뛰었지만 골맛을 보지 못했다. 손흥민이 침묵하자 토트넘도 안방에서 2연패에 빠졌다.

변수가 많았다. 아스날에서 마르틴 외데고르, 데클란 라이스 등 주요선수가 빠졌다. 아스날은 사실상 1.5군이었다.

토트넘 역시 이브 비수마가 없어 어려운 경기를 했다. 도미닉 솔란케가 부상에서 돌아왔음에도 손흥민을 제대로 돕지 못했다. 손흥민 인종차별로 징계위기에 몰린 벤탄쿠르는 정상적으로 선발로 출전해 68분을 뛰고 교체됐다.

영국축구협회(FA)는 지난 12일 “벤탄쿠르가 부적절한 언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FA 규칙 3조1항을 어겼다. FA는 인종, 출신국가, 성별 등에 따른 차별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FA는 비슷한 징계에 대해 최소 6경기에서 12경기까지 징계한 전례가 있다. FA는 이미 징계에 대해 통보하고 벤탄쿠르에게 19일까지 소명할 시간을 줬다. 벤탄쿠르가 제대로 반박하지 못한다면 그대로 징계가 확정된다.

토트넘 입장에서 북런던 더비 승리를 위해 도덕적 문제를 무릎쓰고 벤탄쿠르를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친 것이다. 하지만 토트넘의 패배로 결과까지 얻지 못했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벤탄쿠르에 대해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손흥민이다. 손흥민이 용서했으니 괜찮다”면서 벤탄쿠르에게 면죄부를 줬다.

규정상 벤탄쿠르의 아스날전 출전은 문제가 없었다. FA가 준 소명기간이기 때문이다. 만약 FA가 벤탄쿠르를 징계한다면 21일 브렌트포드전부터 최대 12경기를 뛸 수 없을 전망이다.

토트넘은 팀의 레전드 손흥민이 인종차별을 당했는데 벤탄쿠르에게 아무런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본인이 손흥민에게 사과를 했지만 인종차별 자체는 명백한 사실이다.

토트넘 구단이 징계가 확정적인 선수를 뛰게 한 것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결국 토트넘이 경기에서 졌으니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은 셈이다. / jasonseo34@osen.co.kr

[OSEN=서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