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토트넘 미드필더 이브 비수마(28)가 사고를 터트렸다.

영국 '더 선'은 12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에이스 비수마는 새 시즌이 시작되기 며칠 전 치명적인 '히피 크랙(웃음 가스)'을 흡입하는 자기 모습을 촬영했다"라고 보도했다.

비수마는 수비적인 중앙 미드필더다. 그는 지난 2022년 브라이튼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했다. 첫 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 밑에선 경기 출전조차 어려웠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비수마는 지난 시즌 파페 사르와 호흡을 맞추며 리그 28경기에 출전했다. 수비적인 능력은 물론 특유의 전진성으로 토트넘 중원을 이끌었다. 다만 그는 갈수록 한계를 노출하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고민을 안겼다. 쓸데없는 거친 반칙으로 레드카드를 받거나 경고 누적 징계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그럼에도 비수마는 다가오는 시즌에도 주전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이 올여름 새로 영입한 아치 그레이는 2006년생으로 아직 유망주에 가깝고, 루카스 베리발도 비수마와 달리 공격적인 역할을 맡는 미드필더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비수마-사르 조합이 중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둘은 한국 투어를 비롯한 프리시즌에서도 꾸준히 출전했다.

어느덧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 토트넘은 오는 20일 '승격팀' 레스터 시티와 맞대결로 2024-2025시즌 시작을 알린다.

비수마가 개막 직전 문제를 일으켰다. 더 선은 "주급 55000파운드(약 9600만 원)를 받는 비수마는 감독과 수백만 팬들을 실망시킬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북런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파티에 나섰다. 비수마는 술을 잔뜩 마신 뒤 리무진을 타고 풍선 속 아산화질소를 마시면서 잔인하게 웃었다"라고 전했다.

웃음 가스는 풍선에 항정신성 약물 아산화질소를 담아 마시는 걸 말한다. 이는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고, 델리 알리를 비롯한 몇몇 축구선수들도 복용하는 모습을 공개하곤 했다. 하지만 오남용과 부작용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자 영국 정부는 지난해 아산화질소 소지를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규제에 나섰다.

비수마의 이번 웃음 가스 흡입이 더 문제인 이유다. 그냥 토트넘 내에서 징계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 엄밀히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이기 때문.

더 선은 "비수마는 당황스럽게도 친구들과 범죄를 저지른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공유했다. 웃음 가스 소지는 지난해부터 재범 시 2년 이하의 징역과 벌금형에 처할 수 있게 됐다"라며 "아산화질소 사용은 뇌 장애, 우울증, 기억 상실, 실금, 환각 및 신경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당당하게 영상까지 찍어올린 만큼 변명거리조차 없는 비수마. 그는 "영상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극심한 판단력 부족이었다. 얼마나 심각한지와 건강에 대한 위험을 알고 있다. 또한 축구선수로서 그리고 롤모델로서 내 책임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한다"라며 고개 숙였다.

일단 토트넘은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 목격자는 "PL 스타가 공개적으로 웃음 가스를 마시다니 믿기 어렵다. 이건 범죄다. 비수마는 심각한 클럽 징계는 둘째 치고 경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다음 주말 새 시즌이 시작된다. 그는 모든 토트넘 팬들을 실망케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극대노할 것이다. 영상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머리가 없는(brainless) 짓"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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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