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의연하게 5강의 꿈, 그리고 대표팀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역투로 팀의 8-4 역전승을 이끌었고 13년 만에 10승을 달성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인 2012년 9승을 거뒀던 류현진은 2011년(11승) 이후 13년 만에 KBO리그 두 자릿수 승리에 도전했는데 롯데전이었다. 롯데를 상대로는 5월 8일 사직 경기에 등판해 5이닝 8피안타 7탈삼진 5실점 뭇매를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이날 류현진은 안정적이었고 또 위기 관리 능력으로 버텼다. 이날 류현진은 최고 148km의 포심 패스트볼 38개, 체인지업 19개, 슬라이더 14개, 커브 11개, 커터 7개 등 다양한 구종과 제구력으로 롯데 타자들을 무력화 시켰다.

1회 윤동희를 좌익수 뜬공, 고승민을 2루수 땅볼, 손호영을 삼진으로 솎아내 삼자범퇴로 시작했다. 그런데 2회 선두타자 레이예스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으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무사 2루에서 전준우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타구가 뒤로 흘렀다. 2루 주자 레이예스가 유격수 이도윤의 시야를 가렸고 또 불규칙 바운드로 유격수 이도윤의 글러브 위를 넘겼다. 유격수 이도윤의 실책으로 기록되면서 레이예스를 홈까지 불러들였다. 선제 실점 했다.

이후 나승엽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면서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정훈을 1루수 병살타로 솎아낸 뒤 박승욱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 대량 실점 위기는 극복했다.

3회에도 선두타자 서동욱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한 뒤 윤동희에게 좌전 안타, 고승민에게 볼넷을 허용해 1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손호영을 유격수 병살타로 솎아내 실점 위기를 다시 한 번 넘겼다.

4회에는 레이예스를 2루수 땅볼, 전준우를 3루수 땅볼로 유도해 2아웃을 선점했다. 이번에는 2사 후 위기에 놓였다. 나승엽에게 좌전 안타, 정훈에게 좌전 안타를 연달아 내주면서 2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이번에도 박승욱을 2루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팽팽한 접전은 계속됐다. 5회말 선두타자 서동욱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윤동희도 2루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2사 후 고승민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전안타를 내줬지만 손호영을 삼진으로 솎아내 5회말까지 마무리 지었다.

류현진이 위기를 극복하고 버티자 틀어 막혀 있던 타선도 힘을 다시 끌어 올렸다. 6회초 1사 후 최재훈의 좌전안타와 황영묵의 중전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하주석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2사 1,3루가 됐지만 페라자와 노시환이 연속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 2-1로 역전했다. 류현진에게 10승 요건이 만들어졌다.

이후 류현진은 6회말 레이에스를 우익수 뜬공, 전준우를 유격수 직선타, 나승엽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승리 요건을 챙겼다. 타선이 7회초 대량 득점에 성공하면서 류현진은 좀 더 마음 편하게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경기 후 류현진은 “10승은 전혀 의식하지도 생각하지도 않았다. 팀이 안 좋은 흐름 속에서 사직을 왔는데, 제 1승보다는 연패 끊는 것만 생각했다. 10승 보다는 그냥 팀이 계속 이겼으면 좋겠다”라며 “아직 10경기 넘게 남았다. 오늘은 연패 끊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여기서 갑자기 10연승을 할 수도 있지 않나. 선수들이 쳐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사실 2회 실점 과정도 다소 불운했다. 하지만 이후 위기 관리 능력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그는 “일단 강한 타구를 안 맞으려고 했던 게 있었고 제구에 신경을 썼다. 그러다 보니까 좋은 타이밍에 병살도 나왔고 삼진도 나왔던 것 같다”고 전했다.

6회 역전, 7회 타선 폭발로 격차가 벌어지면서 류현진도 좀 더 환하게 미소 지을 수 있었다. 7회 5득점 빅이닝에 대해 웃으면서 “2-1보다는 편안하더라. 그래서 끝까지 편하게 볼 수 있었다”라면서 페라자에게서 나온 오랜만의 홈런포에 대해 “오래되지 않았나. 오늘 계기로 앞으로 계속 이렇게 했으면 좋겠고 좀 더 편안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류현진은 올 시즌 한화 복귀를 하면서 “뽑아주실 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더 대표팀에 가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국가대표 복귀에 대한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2024시즌이 끝나고 열리는 WBSC 프리미어12 대회 대표팀 발탁에 대한 생각을 말한 것.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WBC 굵직한 대회 대표팀에 합류했던 류현진은 그동안 빅리거 생활을 하면서 국가대표와 인연을 맺을 수 없었다.

하지만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12일, 예비명단 60명을 발표하면서 기존 터줏대감들인 양현종 김광현 양의지 등 베테랑 선수들을 제외했다. 류현진도 마찬가지였다. KBO는 2026년 WBC 대회와 2028년 LA 올림픽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이에 “미리 언질은 전혀 없었다”라며 “이제 다음 WBC를 기약하겠다”라며 대표팀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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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조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