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창단 후 처음으로 전면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신인선수를 지명한다.

KBO는 1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2025 KBO 신인 드래프트’를 개최한다. 전면 드래프트로 개편된 2023 신인 드래프트부터 세 번째 전면 드래프트이며 11라운드까지 진행된다. 지난 시즌 최하위를 기록한 키움이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 이어서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키움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최근 트레이드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신인 지명권을 모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키움은 지난 드래프트에서 전체 8순위(전준표), 9순위(김윤하), 16순위(이재상), 19순위(손현기), 24순위(이우현), 29순위(김연주) 등 상위 30순위 안에서 무려 6장의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올해 역시 적극적으로 신인 지명권을 모은 결과 전체 1순위, 7순위, 11순위, 21순위, 27순위, 28순위 지명권을 확보했다. 4라운드 31순위 지명권까지 포함하면 상위 31순위 지명권 중 무려 7장을 확보한 것이다.

더구나 키움은 지명권은 많았지만 가장 빠른 순번의 지명권이 8순위에 불과했던 지난 신인 드래프트와 달리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 올해 드래프트에 참가한 유망주 중에서 가장 좋은 선수를 뽑을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초에는 전주고 우완 에이스 정우주가 부동의 1순위 후보로 여겨졌다. 최고 시속 150km 후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정우주는 메이저리그 진출설이 나올 정도로 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고교통산 16경기(45⅔이닝) 4승 1패 평균자책점 1.58을 기록했고 9이닝당탈삼진이 15.77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그렇지만 시즌이 계속되면서 덕수고 좌완 에이스 정현우가 치고 올라왔다. 정현우는 최고 구속이 150km 초반대로 정우주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날카로운 변화구와 정교한 제구력을 고루 갖춘 완성형 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교통산 성적은 29경기(101⅓이닝) 11승 1패 평균자책점 1.24을 기록했다.

정우주가 워낙 대단한 재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갑론을박이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키움이 정현우를 지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키움은 이미 우완 에이스 안우진(현재 군복무 중)을 보유하고 있고 김윤하, 전준표 등 내년 시즌이 더 기대되는 우완 신인투수들도 있다. 반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있는 좌완투수는 아직까지 발굴해내지 못한 상태다. 불펜진에서도 확실한 좌완투수가 많지 않다. 완성형으로 평가받는 정현우는 빠르게 1군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특급유망주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지난 10일 “물론 누구를 지명할지 벌써 말할 수는 없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당연히 이미 정했다. 바꿀 생각 없이 확정이 된 상태다. 7번째 지명을 누구를 할지가 고민이다. 잘 준비해서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를 뽑고 싶다”라고 1순위 지명 선수에 대한 확신을 내비쳤다.

키움이 가장 먼저 신인선수를 지명할 수 있는 만큼 1순위 지명은 오히려 고민이 없다. 반대로 7순위 지명은 다르다. 키움의 1순위 지명권과 7순위 지명권 사이에 있는 한화, 삼성, 롯데, KIA, 두산이 어떤 선수를 지명하느냐에 따라 키움의 선택도 많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많이 거론이 되는 선수는 대구고 좌완 배찬승, 덕수고 우완 김태형, 광주일고 좌완 김태현, 덕수고 내야수 박준순 등이다. 특히 야수 최대어 박준순이 이번 드래프트의 뜨거운 감자다. 투수풀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많은 구단들이 투수 지명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야수 최대어인 박준순을 어느 팀이 지명하느냐에 따라 드래프트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 키움은 7순위는 변수가 많은 만큼 내려오는 선수들을 보고 가장 높게 평가하는 선수를 지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준순이 7순위 이전에 지명이 된다면 투수를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

키움이 전면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를 지명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2013 신인 드래프트로 키움이 처음으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하지만 당시 신생팀이었던 NC가 2명을 우선지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전체 1순위 지명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키움은 조상우를 지명하며 지금까지 활약해 주고 있는 든든한 마무리투수를 얻었다. 그리고 올해는 드디어 정말 가장 먼저 신인선수를 뽑게 된다.

12년 만에 다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키움이 어떤 선택을 하고 또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지 팬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

[OSEN=길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