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박병호가 한미 통산 400홈런을 터뜨렸다.

그 홈런을 누구보다 축하하는 이가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 주장 구자욱이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2회말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볼카운트 2-1에서 LG 선발 켈리의 한가운데로 몰린 커브(129km)를 잘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의 홈런포를 작렬시켰다.

위풍당당 그라운드를 돌아 더그아웃의 동료들과 한미 통산 400홈런 기록의 기쁨을 나누는 박병호를 제일 끝에서 기다린 주장 구자욱의 손에는 축하 꽃다발이 들려 있었다.

구자욱은 박병호와 마주한 순간 무릎을 꿇으며 마치 연인에게 프러포즈하듯 축하 꽃다발을 건넸다.

그리고 찐한 포옹으로 박병호의 기록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이어 이닝이 끝난 뒤에는 LG 주장 김현수와 구자욱이 다시 축하 꽃다발을 전달하는 행사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양 팀 선수들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날 경기는 박병호의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강민호의 솔로포 그리고 이재현의 복귀를 알리는 2점 홈런 그리고 선발 투수 이호성의 5⅓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에 힘입어 6-3으로 승리했다.

승리가 결정난 순간 마운드에 모인 선수들은 모두 박병호의 홈런을 축하했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며 하이파이브를 하던 박병호를 주장 구자욱이 잡아끌었다.

평소 주장이 가장 앞서 감독과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이날 구자욱은 한미 통산 400홈런 기록의 주인공 박병호를 앞에 세운 것이다.

박병호는 주장 구자욱의 양보로 박진만 감독과 가장 먼저 승리의 기쁨을 나눴고 한미 통산 400홈런 축하를 받았다.

구자욱은 박진만 감독과 포옹하는 박병호를 보며 함께 기뻐하고 축하했다.

이후 박병호는 삼성 선수들의 축하 물세례를 받으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쏘아 올린 박병호의 한미 통산 400홈런은 올 시즌 8번째 홈런이자, KBO 리그 통산 388번째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뒤 미네소타 트윈스 시절, 12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한국 무대 홈런 388개와 미국 무대 홈런 12개를 더한 박병호는 최초로 한국과 미국 무대를 통틀어 400개의 홈런을 터트린 주인공이 됐다.

이제 박병호는 KBO 통산 400홈런 달성을 12개 남겨두고 있다. / foto0307@osen.co.kr

[OSEN=대구, 이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