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⅔이닝 2실점 역투에도 패전투수가 된 센가 코다이(30·뉴욕 메츠)가 좌절 대신 행복을 느꼈다. 투타겸업으로 미국 무대를 평정한 같은 일본 국적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와 재회했기 때문이다.

센가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4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 지원 부족에 시즌 7패(10승)째를 당했다.

1회부터 오타니와의 일본인 투타 맞대결이 성사됐다. 결과는 센가의 패배.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오타니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다만 실점은 없었다. 브랜든 드루리를 헛스윙 삼진, 마이크 무스타커스를 3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2회에는 선두 루이스 렌기포와 로건 오하피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1, 2루 위기에 처했다. 이번에는 헌터 렌프로, 미키 모니악을 연속 삼진, 랜달 그리척을 3루수 땅볼로 막으며 실점하지 않았다.

여전히 0-0이던 3회 첫 실점했다. 또 오타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선두 놀란 샤누엘의 사구, 오타니의 타구 속도 115.4마일(185km) 총알 2루타로 처한 무사 2, 3루서 드루리에게 희생플라이, 무스타커스 상대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연달아 허용했다.

센가는 4회부터 안정을 되찾았다. 삼진 2개를 곁들인 삼자범퇴를 시작으로 5회 1사 후 오타니를 만나 또 볼넷을 내줬지만 드루리를 2루수 땅볼, 무스타커스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6회 오하피의 볼넷으로 맞이한 1사 1루 위기를 렌프로의 병살타로 극복했다.

1-2로 뒤진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센가는 첫 타자 모니악과 그리척을 연달아 삼진 처리하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주무기인 이른바 유령 포크에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후 아담 콜라렉과 교체되며 아쉽게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105개.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센가의 변화구는 적장을 감탄시킬 정도로 예리하게 꽂혔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에인절스 필 네빈 감독은 “센가의 스플리터는 지금까지 내가 본 구종 가운데 가장 좋아 보인다. 그는 타격이 불가능할 정도의 공을 던졌고, 오타니는 그런 공을 쳤다”라고 일본인 투타 맞대결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센가는 오타니와 메이저리그라는 꿈의 무대에서 진검승부를 펼치며 이날 결과를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센가는 “나는 오타니가 매우 특별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오타니는 존재 자체로 모든 걸 특별하게 만든다”라며 “일본에서도 오타니와 몇 차례 맞대결을 가졌는데 여기서 다시 그를 만나 흥분됐다. 오타니가 계속해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소프트뱅크 호크스 소속이었던 센가는 2022시즌 22경기 11승 6패 평균자책점 1.94의 호투를 선보이며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2위, 다승, 탈삼진(156개) 3위에 올랐다. 이후 해외 FA 자격을 얻어 작년 10월 말 소프트뱅크 구단에 FA 권리를 행사하는 신청서를 제출했고, 12월 메츠와 5년 75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마침내 미국 진출의 꿈을 이뤘다.

센가는 메츠에서 24경기 10승 7패 평균자책점 3.17의 인상적인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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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후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