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축구 더블을 이뤄낸 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물질적 선물 공세로 선수들과 '정(情)'을 쌓은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김상식 감독./ 연합뉴스

5일 김상식 감독은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 기자회견에서 "이번 아세안축구연맹(AFF)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3연패를 이뤄 너무 기쁘다"며 "선수들이 무더운 날씨에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준 결과"라고 소감을 전했다.

베트남 사령탑 부임 후 김 감독은 과거 박항서 감독처럼 선수들과의 스킨십을 통해 신뢰를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트남에선 '띵깜(정감)'이라고 부르는 정 문화가 중요한데, 이전에 박 감독님처럼 치료실에 가서 농담도 하고, 인삼과 화장품 등 물질 공세도 많이 했다"며 "친근감을 주고 다가가서 선수들과 교감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물 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 등 모든 걸 계산하고 철저하게 준비했다. 선수들이 최고의 상태로 대회에 임하도록 한 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승은 해도 해도 기분이 좋다"면서 "베트남 국민과 협회의 관심이 더 커졌지만, 이걸 이겨내고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식 감독./ 연합뉴스

김 감독은 올해 1월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미쓰비시컵(현 현대컵)에서 우승한 이후 6개월 만에 U23 대회마저 접수, 한 해 두 대회를 모두 정상에 올랐다. 김 감독은 박항서 감독에 이어 좋은 성과를 내면서 성적에 대한 부담을 덜어낼 수 있게 됐다.

그는 박항서 감독에 대한 질문에 "베트남 역사에 남는 영웅이다. 그걸 따라갈 생각도 안 한다. 오히려 업적에 누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라며 "우승 후에 (박항서 감독님이) 축하 전화를 주셨고, 식사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과 베트남은 올해 12월에 열릴 제33회 동남아시안게임(SEA 게임)을 준비하고, 오는 2030 FIFA 월드컵 진출을 위한 계획을 세울 전망이다.

김 감독은 "동남아시아 팀들이 월드컵 진출을 목표로 두고 적극적으로 귀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도 이런 부분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선수들과 잘 준비, 원하는 목표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23년 5월 전북 현대에서 성적 부진을 이유로 팀을 떠났다. 2021년 전북에 부임, 데뷔 시즌 K리그 우승, 이듬해 FA컵(현 코리아컵) 정상에 올랐지만 3년 차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과 경기력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