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벗드림양조장’이 출품한 ‘볼빨간막걸리10’이 ‘Best of 2021’ 수상 김성욱 대표 “부산 지역산 찹쌀 100%로 만들어 감칠맛이 일품” 막걸리로 비누, 잼도 만들어...반려견 제품 비롯해 발효전문 기업으로 크는 게 목표

부산 북구 만덕동 주택가 상가건물 2층에 자리잡은 벗드림양조장. 문을 열고 들어가니 김성욱 대표가 반가히 기자를 맞는다. 20평도 안돼 보이는 소규모양조장. 술 빚는 이도 김 대표를 비롯해 두 사람뿐이다. 양조장 한켠에 수제비누가 쌓여 있다. 막걸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탁주, 약주를 생산하는 양조장으로 출발했지만, 앞으로는 막걸리 효모를 이용한 미용제품, 반려동물 관련 제품까지 생산하는 복합 발효전문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11월에 설립한 부산의 신생 양조장인 벗드림농업회사법인의 막걸리 ‘볼빨간막걸리10’이 올해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막걸리부문 최고상인 ‘올해의 술' 상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 출품한 전통주 중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고 알려진 막걸리 부문에서 신생 양조장 출품작이 최고상을 받아 전통주 업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벗드림농업회사법인 김성욱 대표가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올해의 술(Best of 2021) 상을 받은 ‘볼빨간막걸리10’을 소개하고 있다.

‘볼빨간막걸리10’은 막걸리 중에서 드물게 100% 찹쌀로만 빚어 감칠맛이 뛰어난 프리미엄 막걸리다. 대개는 멥쌀과 찹쌀을 섞어서 막걸리를 만들거나 100% 멥쌀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찹쌀은 멥쌀보다 찰져, 술을 빚게 되면 단맛이 더 도드라지기 때문이다. 단맛이 강한 술은 애주가들에게는 매력적이지 않다. 그러나 벗드림의 ‘볼빨간막걸리10’는 100% 찹쌀로만 빚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리 단맛이 강하지 않다. 오히려 열대과일향이 느껴질 정도로 향이 풍부하다. 김성욱 대표는 "전통 밀누룩과 찹쌀이 발효과정에서 시트러스(열대과일향), 플로랄향(꽃향)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주류대상을 주최한 조선비즈의 김영수 대표(사진 왼쪽)가 벗드림농업회사법인 김성욱 대표에게 올해의 술(Best of 2021) 상을 수여하고 있다.

‘볼빨간막걸리’는 알코올 도수 10도 제품과 7도 제품이 있다. 벗드림측은 ‘두근두근 설레는 첫사랑의 맛'이라고 소개한다. 부산 강서구에서 생산하는 찹쌀을 사용, 100% 부산 술이다. 물과 누룩도 당연히 부산 것을 사용한다. 인공감미료는 일체 쓰지 않는다. 무감미료 프리미엄 막걸리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

-주류대상 최고상을 받은 볼빨간막걸리10(10도)을 소개해달라.

"올해 대한민국주류대상 최고상인 ‘올해의 술’상을 받은 ‘볼빨간막걸리10’은 ‘두근두근 설레임 가득한 첫사랑’의 맛을 간직한 술로, 부산에서 생산되는 찹쌀 100%로 정성스레 빚은 프리미엄 막걸리다. 찹쌀, 누룩, 정제수 만을 사용해 술을 빚었으며 아스파탐이나 일체의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건강하게 빚은 술이다. 전통누룩 발효로 상큼한 시트러스(열대과일향), 플로랄향(꽃향)을 느낄수 있으며 볼빨간막걸리 특유의 산미는 술의 밸런스를 완벽하게 만들어 준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술을 빚어 감각스러운 패키지로 특히 여성고객의 선호가 높은 술이다."

-볼빨간막걸리7(7도)는 10도 제품과 도수 차이 외에 또다른 특징이 있나?

"볼빨간막걸리는 개발단계에서 다양한 부재료와 쌀을 이용하여 연구를 진행해 만든 술로, 감미료를 전혀 넣지 않은 탓에 알코올 도수를 낮추게 되면 볼빨간막걸리가 추구하는 맛이 나오지 않아 일반 막걸리(5~6도)보다는 다소 높은 7도, 10도 두 가지로 출시하게 됐다.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볼빨간막걸리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10도 제품을, 가볍게 한잔하면서 부드러운 막걸리를 즐기고 싶은 분들은 7도를 권해 드리고 있다. 볼빨간막걸리10는 얼음을 띄워 마시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벗드림농업회사법인의 다양한 제품들. 약주인 라이스퐁당은 13, 17도 두 가지 종류가 있고, 볼빨간 막걸리 역시 7도, 10도 2종이 있다. 앞에 보이는 막걸리잼은 지게미가 아닌 볼빨간 막걸리를 원료로 만든 고급 수제잼이다.

볼빨간막걸리는 기획 단계에서 20~40대 여성고객을 주 고객층으로 삼아 제품 네이밍, 라벨디자인을 진행했다. 실제 전시회나 박람회에 참가해, 시음을 실시하면 여성고객들의 반응이 좋은 걸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부산 찹쌀을 쓴다는데, 100% 찹쌀만 쓰나?

"볼빨간막걸리 개발 시 멥쌀과 찹쌀을 다양한 비율로 술을 빚어서 맛을 비교했는데, 사용하는 누룩에는 찹쌀로만 해서 만들었을 때가 가장 최상의 맛을 낸다고 판단, 찹쌀 100%를 사용하게 됐다. 찹쌀이 멥쌀에 비해 가격은 높은 편이나 좋은 재료로 정성스럽게 빚은 술을 고객들이 맛볼수 있록 찹쌀 100%로 술을 빚고 있다. 찹쌀은 부산시 강서구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찹쌀만을 선별해서 공급 받고 있다."

-찹쌀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감칠맛 때문인가?

"볼빨간막걸리에 사용하는 누룩과 발효 궁합이 제일 잘 맞는 쌀이 찹쌀이어서 찹쌀로만 술을 빚고 있다. 찹쌀의 단맛, 감칠맛과 누룩 발효시 발생되는 산미가 가장 이상적이라 찹쌀만 고집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신제품에는 찹쌀 외에 다른 종류의 쌀도 사용하고 있다."

-볼빨간막걸리는 이양주인가? 밑술, 덧담금 등 발효과정을 설명해달라.

"볼빨간막걸리는 이양주로서 술을 두 번 담는 과정을 거치는 술이다. 찹쌀 고두밥을 지어서 누룩과 열심히 치대어 밑술을 만들고 발효의 상태에 따라 2~3일 후 찹쌀 고두밥을 지어 덧술을 하여 3주 이상 발효를 해서 완성한다."

-사용하는 누룩은? 시트러스, 플로랄향이 나는 것은 누룩 때문인가?

"볼빨간막걸리를 빚을 때 사용하는 누룩은 현재 시판되는 전통누룩을 여럿 섞어서 사용하고 있다. 자가누룩을 사용하여 술을 빚으면 더 좋겠지만 양조장 설립 초기에는 검증받은 시중 누룩을 이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맛에 가장 어울리는 누룩비율을 찾기 위해서 2년 가까이 준비기간이 걸렸다. 그만큼 누룩 선택에 정성을 기울였다. 전통 밀누룩만을 사용하여 술을 빚어 효모가 활동하기 가장 좋은 온도로 발효를 진행, 전통누룩과 찹쌀의 조합으로 시트러스, 플로랄향을 느낄 수 있다."

-발효실 온도는?

"벗드림양조장 발효실은 항상 25도에 맞추어져 있다. 볼빨간막걸리 밑술, 덧술, 발효과정을 모두 발효실에서 진행하게 되며 술이 충분히 발효가 되면 채주, 제성해 술 맛이 안정되도록 냉장보관 후 고객에게 출고하게 된다."

벗드림농업회사법인 김성욱 대표가 발효 중인 막걸리 향을 맡고 있다. 막걸리는 발효와 숙성을 3주 정도, 약주는 4주 이상 한다.

-협동조합 형태 법인?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벗드림은 볼빨간막걸리의 찹쌀을 생산하는 조현옥 이사, 술빚는 작업으로 손에 물이 마를 일이 없는 한형숙 팀장, 온라인마케팅을 진행하는 김가람 사원이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벗드림양조장은 좋은 술을 빚어 고객에게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 사회의 문제점을 공감하고 해결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기업이다. 2020년 12월 고용노동부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었고 나아가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여 취약계층 고용 등 지역사회에 이바지 하고자 한다."

-술은 누가 만드나?

"술은 양조장 대표인 나와 한형숙 팀장이 주도적으로 만든다. 도심속 작은 양조장이다."

-2019년에 제품을 첫 출시했다. 양조장 설립 취지는? -

"술을 같이 빚는 한형숙 팀장과는 2017년 전통주교육기관인 연효재에서 같이 교육을 받으면서 인연이 됐고, 교육 수료 후 동기들과 정기적으로 모여 술을 빚으며 양조장 설립의 기본을 다졌다. 직접 술을 빚어 먹기 시작하면서,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막걸리로는 이미 높아진 우리들의 입맛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뿐 아니라, 판매되고 있는 프리미엄 막걸리에도 우리가 빚는 술이 뒤쳐지지 않아, 좋은 재료로 정직하게 빚은 술을 판매하면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하여 양조장 설립까지 다다랐다. 벗드림양조장은 처음 양조장을 설립할 때 다짐했던 ‘좋은 재료로 정직하게 빚은 술을 벗에게 드리고자 하는 신념’을 지키면서 술을 빚고 있다."

-약주 ‘라이스퐁당’은 삼지구엽초, 감초 같은 부재료를 사용했다. 그 효능은?

"막걸리 레시피를 연구하면서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여 술을 빚었는데, 그 중 하나가 라이스퐁당의 레시피다. 삼지구엽초는 정기를 보완해주며 감초는 해독작용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라이스퐁당에서는 약재의 효능보다는 찹쌀, 누룩과 어우러져 나오는 맛과 향에 더 집중했다. 라벨을 보면 알겠지만 약재의 효능에 대한 어떠한 문구도 찾아볼수 없다. 라이스퐁당에서 삼지구엽초같은 부재료는 맛과 향을 돕는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

-부산의 막걸리, 약주 시장은 어떤가?

"부산에서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은 서울, 수도권 만큼 치열하지는 않지만 벗드림양조장이 후발업체이다 보니 시장진입에 어려움이 많은 건 사실이다. 소규모주류면허 조건 완화로 소규모 양조장이 많이 생기고 신제품 홍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경쟁제품이 넘친다. 벗드림양조장은 부산에서 입지를 다지는 동시에 전국 전통주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지고자 한다. 현재 매출의 70%가 수도권에서 나온다. 올해도 전시회, 박람회를 통해 다양한 지역의 고객에게 볼빨간막걸리와 라이스퐁당을 맛보이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양조장으로는 드물게 비누를 제작하는 이유는?

"건강하게 만든 막걸리를 이용하여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막걸리가 들어간 천연비누다. 처음에는 막걸리를 거르고 남은 지게미를 재활용 차원에서 재료로 썼다. 지금은 막걸리 자체를 원료로 쓴다. 막걸리 천연비누는 식물성오일에 막걸리 지게미가 아닌 볼빨간막걸리를 넣어서 8주이상 숙성시킨 비누로 미백과 각질제거에 효과가 있다.

벗드림양조장이 박람회에 참석, 술 시음행사를하고 있다. 김성욱 대표는 “여성들의 반응이 특히 좋다"고 말했다.

막걸리를 이용한 또 다른 제품으로 21년 대한민국주류대상을 수상한 볼빨간막걸리10과 생크림을 이용해서 만든 ‘막걸리잼’이 있다. 떠먹는 막걸리인 이화주와 다르게, 알코올 없이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발라 먹는 막걸리잼이다. 볼빨간막걸리의 은은한 산미가 어우러져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향후 계획은?

“벗드림양조장의 최종 목표는 발효전문 기업이다. 탁주, 약주를 생산하는 전통주 기업에서 나아가, 막걸리 효모를 이용한 미용제품, 반려동물 관련 제품까지 생산하는 복합 발효전문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조만간 볼빨간막걸리를 이을 신제품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