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지난해 영업이익 4조 돌파
저유가·원전이용률 상승 영향

한국전력이 지난해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한전의 연료비와 전력 구입비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발전단가가 싼 원전의 이용률이 늘어난 점도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전력 나주본사 전경

한국전력(015760)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4조863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19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1% 감소한 58조569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전은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유가 등 연료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발전자회사 연료비와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가 6조원 가까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연료비는 유가 및 유연탄가 등 연료 가격 하락으로 전년 대비 3조5000억원 감소했다. 전력구입비는 민간발전사로부터의 구입량이 2.0% 증가했으나, 액화천연가스(LNG), 유가 하락 등으로 전년 대비 2조5000억원 줄었다.

유가 등 국제 연료가격은 통상 5~6개월 시차를 두고 전력시장가격(SMP)에 반영된다. 지난해 상반기 국제유가가 반토막 나면서 전력시장가격도 급락했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전력시장가격은 kWh(키로와트시)당 평균 68.9원으로 2019년과 비교해 21.8원 내렸다.

원전이용률도 늘었다. 지난해 원전이용률은 75.3%로 전년(70.6%) 대비 4.7포인트 상승했다. 예방정비일수가 줄었고 2019년 8월부터 신고리 4호기가 가동되면서 이용률이 높아졌다고 한전 측은 설명했다. 한전의 원전 구입량도 152.3TWh(테라와트시)로 전년(138.6TWh)보다 늘었다.

원전이용률은 원자력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모회사인 한국전력의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원전을 많이 돌리면 한수원의 수익이 좋아지고, 한국전력의 전력구입비도 낮아진다. 원전의 발전단가가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과 비교해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한전의 실적은 원전이나 석탄 이용률보다는 유가 등 국제 연료가격 변동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라며 "올해부터 원가연계형 요금제 시행으로 연료비 변동분은 주기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