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의왕사업장, 올해 중 구미로 이설
케미칼 사업부 롯데에 매각 후 5년만
구미사업장서 차세대 EMC 생산 본격화

삼성SDI EMC.

삼성SDI(006400)가 올해 EMC(Epoxy Molding Compound)를 생산하는 의왕사업장을 구미사업장으로 이설(移設)하며 롯데와의 동거를 마무리한다. 삼성SDI는 지난 2016년 케미칼 사업부를 롯데에 매각하며 시작된 임차 생활을 5년 만에 청산하는 것이다. 삼성SDI는 구미사업장 설비 이전 완료 이후 지난해 개발한 차세대 EMC 등 고부가가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29일 삼성SDI에 따르면 올해 중 롯데첨단소재 의왕 건물을 임차 중인 의왕사업장 인력과 설비를 모두 구미사업장으로 옮긴다. 현재 의왕사업장이 소재한 곳의 주소는 롯데케미칼의 소재지와 같다. 지난 2016년 삼성SDI가 케미칼 사업부를 롯데케미칼에 넘겼지만, EMC를 생산하는 의왕사업장은 그대로 남겨 뒀다. 삼성SDI 관계자는 "인력과 설비를 한꺼번에 옮길 수 없다 보니 시간이 걸렸던 부분이 있다"며 "올해 중으로 이설 작업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왕사업부는 삼성SDI가 지난해 구미사업장에 400억원을 투자해 준공한 반도체 핵심소재 공장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의왕사업장은 EMC를 생산한다. EMC는 반도체 제조 과정 마지막 패키징 과정에 들어가는 소재다. 외부 충격으로부터 반도체 회로를 보호하는 일종의 '집' 역할을 한다.

삼성SDI는 사업장 이전 과정에서 EMC 생산능력이 대폭 줄어든 상태다. 지난 2015년 1만144t(톤)에 달했던 생산능력은 2019년 7123t으로 29.78% 줄었다. 같은 기간 생산실적도 6469t에서 4085t으로 36.85% 줄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생산능력은 2656t으로, 전년 같은 기간(5592t)보다 반 토막 났다. 생산실적도 1673t으로, 전년(3420t)과 비교해 51% 줄었다.

삼성SDI의 생산능력과 생산실적이 감소한 것과 달리, EMC의 평균 판매 가격은 급격히 치솟았다. 지난 2015년 1t당 1300만원대였지만, 2019년 2000만원대로 올라섰고, 지난해 3분기 기준 3814만원으로 4000만원대에 근접했다.

EMC 시장은 반도체 패키지 구조 변화로 고성능 소재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수요 전망도 장미빛이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전년보다 5.6% 증가한 992억달러(약 110조9500억원)로 집계됐다. 2018년(1267억달러) 이후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올해도 기록 경신이 전망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반도체 수출이 100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 확대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경제 확산이 지속하면서 스마트폰, 서버, PC 등 전방산업 수요 강세가 반도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삼성SDI는 EMC 사업 제품 포트폴리오 효율화를 꾀해 줄어든 생산을 만회하고 수익성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해 1분기 중 반도체 패키징 시 기포를 최대한 없앨 수 있는 차세대 EMC 개발을 완료했다. EMC가 액체종류인 만큼 소재 태생 자체에 기포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이를 줄여 회로보효율이나 미세공정 적합률을 높였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