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형 인터넷기업 텐센트가 전세계에 부는 기술 주식투자 열풍에 시가 총액 1조 달러(약1100조원)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텐센트가 투자한 콰이쇼우의 스마트폰 계정들.

전날 홍콩증시에서 텐센트 주가는 11% 뛰면서 766.50홍콩달러(약10만9000원)를 기록, 일일 상승폭으로는 2011년 이후 10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9500억달러(약 1047조원)에 육박했다. 같은 날 뉴욕증시에 상장된 텐센트 역시 6% 급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 3주 만에 텐센트 시총에 2510억달러가 유입됐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이 몰린 것이다. 넘치는 유동성이 전세계 증시의 거품 연료처럼 주입됐는데,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연일 사상 최고기록을 쓰고 있다.

텐센트의 사업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텐센트가 보유한 소설미디어플랫폼 '위챗'의 사용자는 10억명이 넘는다. 또 텐센트가 투자한 짧은 동영상 앱 '콰이쇼우'가 50억 달러(5조5000억원) 규모의 역대급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콰이쇼우는 '틱톡'의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텐센트 주가 폭등을 정당화할 만큼 강력한 호재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결국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광풍처럼 불고 있는 대형 기술주식 투자에 힘입어 텐센트가 시총 1조 달러를 눈 앞에 두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의 개입 가능성이 큰 것도 위험 요인이다. 지난 2018년 중국 정부는 텐센트의 최대 수익 사업인 온라인 게임에 대한 단속에 나서면서 9개월 동안 새로운 게임 승인이 중단된 바 있다. 당시 텐센트 주가는 22% 주저 앉았다.

게다가 최근 중국 당국이 대형 기술업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텐센트와 쌍벽을 이루는 중국 인터넷기업 알리바바는 당국 규제로 핀테크자회사 앤트그룹의 상장이 무산됐다. 알리바바의 마윈 창업주가 정부 규제를 강하게 비판했다가 반독점 규제의 타깃이 됐다. 알리바바 주가는 지난 10월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 대비 16%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