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1, 기술 경계 허물어진 산업계
파나소닉·소니, 車에 꽂힌 가전업체
1위 車부품사 보쉬, 빈혈 진단기기 공개

모빌아이의 자율주행차가 주행 중인 모습.

11일(미국 현지시각) 개막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는 미래 사회를 엿볼 수 있는 기술들이 대거 공개됐다.

인텔의 자회사 모빌아이는 내년 로보택시를 내놓겠다고 했다. 일반인들의 자동차에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암논 사슈아 모빌아이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 부문의 자율주행차는 2025년에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빌아이는 또 올해 초부터 미국, 일본, 중국, 프랑스 등에서 시험용 자율주행차 운영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 차량에는 일반 운전자보다 1000배 더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됐다고 모빌아이 측은 설명했다.

파나소닉이 자동차를 제2의 집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가전업체인 파나소닉은 ‘스마트 모빌리티’를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자동차 공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기회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에 카메라, 증강현실(AR) 기술 등을 집약해 안전과 편리함을 모두 잡은 제2의 집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스파이더 플랫폼’을 공개했다.

스파이더 플랫폼은 차량 내 각종 디스플레이와 좌석을 통합 제어할 수 있다. 음악은 물론, 좌석 위치 등 최대 11개 영역에 대한 조종이 가능하다. 마이클 모스코비츠 파나소닉 북미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시대에 우리의 두 번째 집은 자동차다"라며 "우리가 여기(자동차) 집중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보쉬가 공개한 휴대용 헤모글로빈 모니터.

세계 1위 자동차 부품 업체인 보쉬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사물지능 시장의 선도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손가락 스캐닝으로 30초 이내에 빈혈을 판별할 수 있는 휴대용 헤모글로빈 모니터를 최초로 공개했다. 또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위한 보쉬 바이벌리틱 검사 기기도 전시했다.

소니는 ‘리얼리티·리얼타임·리모트’라는 3R기술 전략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요시다 켄이치로 소니 CEO는 영상을 통해 "소니 기술과 함께라면 창의력의 한계는 없다"고 강조하며 비전-S와 에어피크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소니 비전-S.

비전-S는 지난해 열린 CES 2020에서 소니가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위해 내놓은 첫 전기차다. 지난해 12월 기술평가를 위해 오스트리아 공공도로에서 시험 주행을 시작했다. 에어피크는 무인항공기(드론)로 소니의 알파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적용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공개한 MBUX 하이퍼스크린.

독일 완성차 업체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EQS에 적용될 MBUX 하이퍼스크린을 공개했다. 이는 기존 자동차에 적용됐던 대시보드와는 전혀 다른 디자인을 하고 있다. 운전석 계기판 클러스터를 시작으로 센터패시아(중앙조작부분) 등 전면부를 모두 디지털화했다. 이를 통해 운전자뿐만 아니라 조수석에 앉은 사람도 앉은 자리에서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로운 기능 중 하나로 ‘메르세데스 여행 정보’ 기능을 넣었다. 이동 중 특정 건물에 대한 정보를 물으면 즉각 설명해주는 식이다.

음성명령으로 작동하는 주방 개수대.

독일 주방 및 욕실 업체인 콜러는 다양한 스마트홈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주방과 화장실에서 별도 스위치나 손을 대지 않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터치리스’ 기술들이 대거 공개됐다. 주방 싱크대에서 스마트폰과 연동해 원하는 양의 물을 말하면 그만큼의 물을 컵에 담을 수 있다. 욕실 내에서는 변기 덮개가 사람을 인지해 스스로 열리고 닫히며, 손을 씻을 때도 별도 스위치 없이 센서로 조작할 수 있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은 5세대 이동통신(5G)을 활용한 원격의료, 원격교육 등을 전망했다.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CEO는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장에 70개 카메라를 이용한 사례를 들며 경기장 중계를 통해서도 시청자가 실제 경기장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