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30여개국 백신 접종 관측속 한국 방역당국 "협상중"이라는 말만 되풀이

2020년 12월 15일(현지시각) 미국 로드아일랜드 프로비던스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을 주사하고 있다.

정부가 연내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 4400만명분 국내 공급 계약을 완료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수표에 그쳤다.

정부는 18일 얀센(존슨앤드존슨 계열사)과 화이자와는 이달 중, 모더나와는 내년 1월을 목표로 각각 계약 체결을 추진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확보 현황 및 예방접종 계약 현황을 발표했다. 모더나와의 계약 완료 목표 시점 구체화와 미국 노바백스가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한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내용을 제외하면 최근 브리핑 내용과 다르지 않다.

이날 브리핑에 앞서 정부는 전일 브리핑에서 "화이자, 얀센과 빠른 시일 내에 계약을 확정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된 발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도 있었지만, 내용은 별반 다른 게 없었다.

정부는 앞서 지난 8일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1000만명분, 4개 글로벌 제약사와의 개별 협상을 통해 3400만명분 등 총 4400만명분 백신을 확보하고 내년 2,3월부터 순차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개별 제약사와의 협상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1000만명분 백신 구매 계약을 지난달 체결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2400만명분은 여전히 협상이 진행 중이다. 정부는 이달 8일 코로나19 백신 확보 전략을 발표하며 연내 글로벌 제약사와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했었다.

관건은 코로나 백신 접종시기다. 코로나19 백신은 내년 2~3월부터 순차적으로 국내에 도입한다고 밝혀왔지만, 구체적 백신 접종 시기는 이날 브리핑에서도 명확한 시간표를 제시하지 못했다. 정부는 백신 공급 시점은 제약사별 생산량, 계약시점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분기별로 물량을 나누어 순차적으로 들여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입 일정에 대해서도 짧은 유효기간이나 까다로운 보관 조건 등을 감안해 접종 계획과 일정 등을 고려하여 결정할 계획이라는 점만 되풀이했다.

구체적 코로나19 백신 공급시기 일정 공개도 어렵다는 점을 재차 밝혔다. 정부는 국가 간 백신확보 경쟁, 공급시기에 따른 국가간 형평성 등의 사유로 기업들의 비공개 요청에 따라, 구체적인 공급시기·일정은 공개가 어렵다고 했다.

백신 도입이 너무 늦은건 아닌지 묻는 질의에는 "백신 개발 완료 전에 유효성이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백신을 불가피하게 선구매해야 하는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구매 협상을 진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약 이후에도 최대한 공급 시기를 앞당기는 노력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계약을 체결해도 곧바로 물량이 들어오는 게 아니다. 먼저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국가 다음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

정부가 국내 도입하기로 한 코로나19 백신 물량으로 언제 접종이 이뤄질 지 명확한 시간표가 제시되지 못한 가운데 이달 8일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이스라엘이 19일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유럽도 연내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에서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전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일본 역시 조기 접종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 화이자와 6000만명분, 아스트라제네카와 6000만명분의 백신 조달에 합의했다. 모더나로부터는 상반기부터 2500만명분을 조달할 계획이다. 화이자는 18일 일본 당국에 코로나19 백신 사용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연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나라가 30여개국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