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경제법안 정치적 처리에 당혹…무력감 느낀다"

"경제법안을 이렇게까지 정치적 처리를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에 당혹감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이럴 거면 공청회는 왜 했습니까?"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8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여당의 상임위 단독 의결 추진을 강력 비판했다. 박 회장은 "기업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이렇게까지 서둘러 규제를 통과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 국회 방문 이후 여당도 경제와 기업 파급 효과를 감안하겠다고 했고, 그래서 그동안 간담회와 토론회를 열고 여러가지 대안을 제시했다"며 "그런데 지금 긴박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애초에 제시된 정부안과 거의 다름없이 흘러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이럴 거면 공청회는 왜 한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까지 경제와 기업에 타격이 큰 법안에 대해 정치적 법안과 동일선상에서 시급히 통과시키는 것에 대해 매우 당혹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개정법안 상정을 유보해주고 기업들 의견을 반영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 회장은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 "무력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번 법안처리가 여당의 단독 강행인 만큼 문제가 생기면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타깝지만, 본회의 상정되고 통과되면 이런 국회 움직임에 대해 딱히 할 수있는 게 없어서 깊은 무력감을 느낀다"며 "아니길 바라지만 그래도 강행처리가 될 경우, 부작용이 생기거나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기면 그땐 (법안을) 의결한 사람들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개정안 중 보완이 필요한 내용을 묻는 질문에 박 회장은 상법 개정안의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꼽았다.

박 회장은 "이 법안의 목적으로 가장 많이 나온 것이 감사위원회의 효율성을 높여 견제하겠다는 것인데, 처음 입법 목적보다 너무 큰 임팩트가 생겼다"며 "감사위 효율성을 높이는 문제와 이사회 이사 진출 문제는 분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오늘 경제법안의 상임위 단독의결 추진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타격을 받는 당사자는 기업인데, 기업들은 의견표명 외에 할 수 있는게 없어서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