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아이 갖고 싶은 비중도 남자가 더 커
부부 가사 공평 부담, 실제로 20% 남짓에 불과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진 미혼 남성의 비율이 같은 생각을 하는 미혼 여성의 2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남녀의 결혼에 대한 이런 견해 차이는 2년 전보다 더 벌어졌다.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더 늘어났는데, 실제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는 경우는 20% 남짓에 불과했고 아내가 주도했다.

통계청은 18일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5월에 만 13세 이상 가구원 3만7750명을 조사했다. 사회조사는 2년에 한번씩 ‘기본, 가족, 교육과 훈련, 건강, 범죄와 안전, 생활환경’이라는 주제로 진행되고, 직전 조사는 2018년이었다.

전체적으로는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은 51.2%로 2년 전보다 3.1%P(포인트) 증가했다. 남자(58.2%)가 여자(44.4%)보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13.8%P 더 많았다.

특히 미혼 남녀의 경우 ‘결혼을 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진 응답자의 비중 차이가 18.4%P로 남자가 더 많았다. 미혼 남성의 40.8%가 결혼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미혼 여성은 22.4%만 같은 의견이었다. 견해 차이의 비중은 전년(13.9%P)보다 더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의견은 미혼 남성의 48%, 미혼 여성의 62.4%였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미혼 여성은 10.5%인데, 남성은 5%였다.

결혼하고 자녀를 갖고 싶다는 응답자 비중도 남자는 72.7%, 여자는 63.4%였다. 전체적으로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68.0%로 2년 전보다 1.6%P 줄었다.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59.7%로 2년 전보다 3.3%P 늘었다. 이 같은 인식은 지난 2012년(45.9%) 이후 매 조사마다 증가하고 있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30.7%로, 2년 전보다 0.4%P 늘었다. 이 같은 견해 또한 2012년(22.4%) 이후 꾸준하게 늘었다.

가사를 부부간에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62.5%로 2년 전보다 3.4%P 늘었고, 아내가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34.8%로 3.6%P 줄었다. 하지만 이 같은 견해와 달리, 실제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는 경우는 20% 남짓 수준에 불과했다. 아내가 주도하는 경우가 75.6%였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는 비중이 높았다. 20대에서는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는 응답이 43.3%였는데, 60세 이상(17.4%)과 비교할 때 2.4배 수준이다.

가족 간 관계 만족도는 자녀와의 만족도가 76.4%로 가장 높고, 배우자와의 관계(69.2%), 자기 부모와의 관계(68.8%), 배우자 부모와의 관계(59.0%) 순이었다.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가족관계 만족도가 높은 경향이 있었다.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는 남자가 75.9%로 여자보다 13.5%P 더 높으며, 배우자 부모와의 관계 만족도도 남자가 여자보다 13.3%P 더 높았다.

또 우리 사회의 결혼 비용이나 의식 절차 등을 포함한 결혼식 문화에 대해 74.3%가 과도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2년 전보다 3.7%P 증가한 수치다. 과도한 편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도시 지역이 75.2%로 농어촌 지역보다 5.1%P 더 컸다. 통계청은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높을수록 과도한 편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대체로 높은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