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테기 같은 키트로 바이러스 종류까지 분석"
"코로나 실내 공기 오염 모니터링에 활용 기대"

‘에이씨에스 센서(ACS Sensors)’의 표지에 들어갈 연구팀의 성과 관련 이미지.

국내 연구진이 공기 중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를 50분만에 검출할 수 있는 일회용 키트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준석 박사 연구팀이 김민곤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 송창선 건국대 교수와 함께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12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전세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기 전파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공기 중에 떠다니는 바이러스를 사전에 검출한다면 감염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기술로는 공기 중 바이러스를 포집하고 진단하는 데는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며칠이 걸린다. 이마저도 바이러스의 존재 여부와 농도만 알 수 있고 종류를 구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바이러스는 세균이나 곰팡이보다도 크기가 작기 때문이다.

공기 중 바이러스를 포집하고 검출하는 키트와 카트리지.

연구팀은 필요한 현장에서 바이러스를 포집하고 진단할 수 있는 임신테스트기만한 키트 시제품을 만들었다. 포집에 최장 30분, 검출에 20분, 총 50분이 걸린다. 주변 온도와 습도, 이물질 등 외부 환경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검출 과정은 가로·세로·높이 각각 85·55·90㎝ 크기의 카트리지 속에서 이뤄진다. 키트로 바이러스를 포집한 후 카트리지에 끼우면 된다.

포집 과정을 통해 공기 중 농도의 100만배로 농축된 바이러스는 카트리지 속의 특수한 나노 입자와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항원·항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적외선을 통해 반응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바이러스의 유무와 종류를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을 통해 키트의 실제 성능을 확인했다. 이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실내 공기 오염 모니터링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여러 화학물질, 미세먼지 등이 섞여있고 규모가 큰 실제 실내외 환경에서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추가 연구와 임상시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연구성과는 미국화학회지(ACS)가 발간하는 ‘에이씨에스 센서(ACS Sensors)’ 최신호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