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시 아이패드 에어4 고사양 게임에 최적화
5나노 공정 'A14 바이오닉 칩' 탑재로 발열 줄여
'애플 펜슬', '매직 키보드' 등 악세사리 쓰면 업무용 PC로 전환

29일 국내 정식 출시하는 애플의 새로운 태블릿PC ‘아이패드 에어4’를 미리 사용해 봤다. 구세대 ‘아이패드’ 사용자로서 확실히 발전된 디자인과 기능, 사양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아이패드 에어4로 통해 인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롤, LOL)를 해보는 순간 고사양 PC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부럽지 않았다.

아이패드 에어4를 통해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를 플레이하는 모습.

아이패드 에어4는 ‘아이패드 프로’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자랑한다. 먼저 아이패드 시리즈를 구분하자면 미니, 아이패드(일반), 에어, 프로 4종류로 분류된다. 에어 시리즈는 프로 시리즈에 이은 상급 모델이다. 이번 아이패드 에어4는 에어 시리즈의 4세대 격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최신 IT 기기를 구매하고 가장 설레는 순간은 바로 ‘언박싱(제품 박스 개봉)’할 때다. 제품의 투명한 비닐을 벗기고 상자를 열어 새 제품의 냄새를 맡는 과정까지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한다.

아이패드 에어4를 언박싱하는 과정.

애플 제품은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항상 패키지 구성은 ‘깔끔’ 그 자체다. 아이패드 에어4 박스를 여니 10.9인치 대화면의 디스플레이와 USB-C 타입 충전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외장은 100% 재활용 알루미늄으로 구성돼 최근 애플이 강조하는 ‘친환경’ 감성이 돋보였다.

제품 외관을 살펴보니 베젤(테두리)이 얇아져 태블릿PC인데도 화면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전면의 기존 홈버튼을 상단의 잠금 버튼과 통합해서다. 2360×1640의 해상도로 P3 와이드 컬러, 트루톤 디스플레이, 반사 방지 코팅도 적용해 몰임갑 높은 동영상 시청 경험이 가능했다.

아이패드 미니(왼쪽)와 아이패드 에어4를 비교한 모습.

제품을 들어보니 큰 크기에도 불구하고 기존 태블릿PC들보다 가볍게 느껴졌다. 실제 아이패드 에어4의 무게는 458g으로, 더 작은 사이즈인 아이패드보다 가벼웠다. 노트북보다는 3배 이상 가벼운 수준이다.

iOS 기본 설정을 끝내고 가장 먼저 애플의 AI 비서 ‘시리’를 호출 시켰다. 근데 기존의 시리와는 느낌이 달랐다. 최근 업데이트 돼 인간의 뇌를 모방한 ‘뉴럴(신경망) 엔진’이 탑재돼 시리의 억양이 사람처럼 훨씬 부드러워 진 것이다. 언젠가는 시리가 영화 <그녀 Her>에 나온 AI 비서 ‘사만다’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시리 사용에 이어 28일 오픈베타 버전으로 출시한 리그오브레전드의 모바일 버전 ‘와일드 리프트’를 설치해봤다. 게임 출시일이라 그런지 계정 만들기에 지연이 발생해 접속이 불가능했다. 결국 동료 기자의 계정을 빌려 접속에 성공했다.

아이패드 에어4를 통해 리그오브레전드를 로딩하는 모습.

게임을 체험해보니 인터페이스가 기존의 모바일 게임과 다르게 복잡했다. 아이패드 에어4와 같은 태블릿PC로 즐겨야 최적의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란 생각이다. 작은 크기의 스마트폰으로 즐기기에는 집중도가 떨어지고 조작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또 많은 게이머들이 평소 콘솔·PC 게임을 즐기지만 항상 티비나 모니터 앞에 앉아서 장시간 집중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기엔 발열이 심하고 조작성도 아쉽다.

넥슨이 개발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아이패드 에어4로 작동시킨 화면. 이경탁 기자

이에 아이패드 에어4는 틈틈이 가볍게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용자들에게 최적의 기기다. 특히 A14 바이오닉 칩을 탑재해서인지 높은 몰임감과 함게 게임을 한시간 넘게해도 발열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배틀그라운드, 검은사막과 같은 3D 고사양 게임도 발열감 없이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게임과 함께 여러 앱을 동시에 띄어도 문제 없었다. 특히 기존 구형 태블릿에서 아쉬웠던 그래픽 처리 수준이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이다.

아이패드 에어4로 펄어비스가 개발한 검은사막 모바일 버전을 실행시킨 모습.

애플에 따르면 A14 바이오닉 칩은 애플 제품 중 처음으로 5나노 반도체 공정 기술이 사용됐다. 무려 118억개에 달하는 트랜지스터가 집적된 것. 기존 7나노 공정의 칩보다 40% 많은 트랜지스터가 탑재된 셈이다. 덕분에 전작인 아이패드 에어3보다 CPU 성능이 40% 증가했고, 그래픽 성능도 30% 향상됐다. 같은 가격대의 노트북보다 그래픽 성능도 2배 빠르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다만 120Hz 주사율이 아닌 60Hz까지 지원하는 것은 아쉽다. 주사율은 디스플레이가 1초당 표시하는 이미지의 개수다. 60Hz는 1초에 이미지 60장을 보여준다는 뜻이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디스플레이가 구현하는 이미지가 더욱 선명하고 자연스러워진다.

애플 펜슬을 편집 도구로 활용하면 기기 사용성을 높일 수 있다.

물론 아이패드 에어4가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만을 위한 기기는 아니다. 화면 측면에 자석으로 부착하는 ‘애플 펜슬’을 통해 메모장, 스크린샷, 이메일 등 원하는 모든 화면에 주석을 달 수 있는 편집 도구로 활용할 수 있어 업무용 기기로도 만족할 수 있다. 펜뿐만 아니라 손글씨까지 인식 가능하다.

아이패드 에어4에 매직 키보드를 부착한 모습.

어도비의 아이패드 전용 앱을 통해 애플 펜슬로 섬세한 그래픽 작업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내장 트랙패드’를 탑재한 매직 키보드를 부착하니 사용성에 있어서 일반 노트북과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없었다.

기사 출고 시점이 임박해 더 많은 기능과 앱을 사용해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잠깐의 사용으로 도 아이패드 에어4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제품 가격은 와이파이 모델 기준으로 64GB 모델이 77만9000원, 256GB 모델은 97만9000원이다. 여유만 있다면 구매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아이패드 에어4에서 재생한 유튜브 화면.

최근 주변 지인들에게 ‘하루 중 가장 행복할 때가 언제냐’고 물으면 취침 전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즐기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아이패드 에어4를 통해 고단한 하루 속에서 더 큰 만족감과 행복을 느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