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3분기에 中국채 74조 샀다 '역대 최대'
위안화 강세·3%대 수익률·FTSE채권지수 편입 소식 '호재'
中 경제 회복에 금융완화 축소 우려…美 대선 영향도 지켜봐야

외국인 투자자가 3분기에만 중국 국채를 역대 최대인 74조원 규모로 쓸어담았다. 위안화 강세와 선진국 대비 높은 수익률,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중국 위안화.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는 3분기에 중국 국채 보유 규모를 4390억위안(73조9000억원) 늘렸다. 증가 규모는 역대 최대다. 외국인의 보유고는 6개월 연속 증가해 9월 말 기준으로 3조위안(504조8000억원)에 달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국채가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반면 중국 국채는 위험자산으로 분류 되곤 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코로나 이후 주요국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10년 안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우뚝 설 것 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위안화 강세와 높은 수익률이 중국 국채의 인기 배경이다. 미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과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사이 위안화 가치는 2018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미국, 유럽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0~1%에 그치는 반면 중국은 3.19%에 이른다.

내년 10월 FTSE 러셀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된다는 소식이 이달 초 발표된 것도 호재다. WGBI는 전세계 기관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를 할 때 지표로 사용하는 세계 3대 채권지수다. 그동안 중국 국채는 3개 지수 중 2개만 이름을 올렸는데 WGBI에 편입되면 3대 지수에 모두 편입됐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년 간 중국 국채로 1400억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린다. 최근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가 뚜렷한 회복 신호를 나타내고 있고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채권 공급을 줄이고 있다는 점은 국채 가격에 호재다.

반면 경기 회복이 빨라지면 중국 정부가 금융완화 조치를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국채를 상당량 보유한 금융기관이 은행 간 단기 대출을 갚기 위해 국채 매입을 줄이거나 매각에 나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헥사애셋매니지먼트의 리 하이타오 매니저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올해 10~20bp(1bp=0.01%포인트)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 결과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은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미중 갈등이 완화되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돼 중국 채권 금리가 3.5%가 상승(채권 가격 하락)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면 3%까지 떨어질 것(채권 가격 상승)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