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중단된 후 1년 1개월 만에 재개
소규모 재개 뒤 점차 확대
9·19 군사합의에 'JSA 자유왕래' 있지만
통일부 "북측과 합의 진전되지 않고 있다"

통일부는 다음 달 4일부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을 재개한다고 19일 밝혔다. 판문점 견학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코로나바이러스로 지난해 10월 중단된 지 1년1개월 만이다.

지난달 16일 판문점을 방문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판문점 군정위회의실에서 JSA 관계장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판문점 견학은 11월4일 시범 견학 후, 11월6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견학 신청은 오는 20일 오전 10시부터 판문점견학지원센터(http://www.panmuntour.go.kr)에서 가능하다. 견학 신청 기간은 최소 60일 전에서 14일 전으로 단축했고, 신청 연령도 만10세 이상에서 만8세 이상을 낮췄다. 또 3~40명 단체 견학을 기준으로만 신청할 수 있던 종전과 달리 개인이나 가족 단위로도 견학을 신청할 수 있다.

판문점 견학은 경기 파주 지역에서 지난 6월 이후 ASF가 발생하지 않은 것을 고려한 조치다. 통일부는 최근 ASF가 발생한 강원도 화천 지역은 견학 지점과 거리가 멀어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부는 멧돼지 차단 철조망을 설치하고 드나드는 차량을 소독하는 등 ASF 방역을 강화하고, 발열 체크와 손 소독, 시설 및 차량 소독 등 코로나 방역 지침도 준수한다는 방침이다.

통일부는 견학의 규모와 횟수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 소규모로 시작하고, 향후 방역 상황에 따라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판문점 견학 재개로 판문점 선언과 군사 분야 합의서 대로 판문점의 비무장화와 자유왕래를 실현하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정부는 판문점을 시작으로 DMZ 평화의 길 개방 확대 등 비무장 지대도 국민의 품으로 되돌려드리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북은 9·19 군사분야 합의서에서 JSA를 비무장화하고, 참관 인원이나 관광객들의 자유왕래를 허용하기로 했다. 여 대변인은 관련한 질문에 "아직까지 북측과 합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 측과 유엔사 간에는 관련 협의를 계속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코로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많은 인파가 몰릴 수 있는 판문점 견학을 북측과 협의했는가'라는 질문에 여 대변인은 "판문점은 쌍방 모두 비무장 상태로 경비 인원이 근무하고 있고, 견학 재개에 안전 문제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판문점 견학 재개와 관련해 북측과 협의한 바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