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보험 매각의 마무리 작업이 두달째 연기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사모펀드(PEF) JC파트너스가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으면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KDB생명 매각 무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로 예정됐던 산업은행과 JC파트너스의 KDB생명 주식매매계약 체결이 다음달로 연기됐다. JC파트너스는 기관투자자(LP) 모집에 난항을 겪으면서 주식매매계약 체결 연기를 산업은행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7월 KDB생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JC파트너스는 8월 말 산업은행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JC파트너스는 당시에도 투자자 모집을 마무리하지 못해 계약체결 연기를 요청했었다. 산업은행은 계약 기일을 9월 말로 한달 연기해줬으나 이번에도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 용산구 KDB생명 본사

IB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JC파트너스의 자금조달 계획을 제대로 검토했는지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KDB생명의 매각가는 5500억원 수준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KDB생명 구주를 2000억원에 사들이고 신규 발행 주식 3500억원어치를 추가로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가운데 JC파트너스가 당장 필요한 자금은 1차 자본확충 금액인 15000억원이다. 구주 인수 자금 2000억원은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출자를 통해 해결한다. 나머지 2000억원은 인수 후에 진행될 2차 자본확충 금액이라 추후 조달하면 된다. 1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정도면 투자자 모집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을 공동재보험사로 탈바꿈하겠다고 하는데, 대형 보험사 5~6곳이 이미 공동재보험 진출을 준비하고 있고 미국 칼라일그룹과의 업무제휴도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안다"며 "현재로선 배당을 기대하거나 향후 재매각을 통한 시세 차익을 노리기도 쉽지 않은 회사"라고 했다.

보헙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을 위해 지나치게 JC파트너스에 ‘저자세’를 취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JC파트너스는 지난 8월 주식매매계약 체결도 하기 전에 신승현 전 데일리금융 대표를 KDB생명의 신임 각자 대표로 내정했다. 매각이 마무리되기 전 우선협상대상자가 인수할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매각가격과 매각 조건도 JC파트너스에 유리한데 계약 체결 기한도 두차례나 연장해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이 공동재보험사 전환에 실패하고 부실화될 경우 산업은행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